재난 자주 겪은 日 비해 여전히 안전의식 낮은 한국
같은 상황, 다른 행동…어린이 안전교육서부터 차이 
위험상황 대처법 습관화 되도록 어릴 때부터 교육을

 

추연두 울산동부소방서장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발생 시 학생 3,000명을 살린 ‘일본 동북부 가마이시시 학교 기적'이 가능했던 것은 2004년부터 초·중학생들에게 쓰나미 대처요령에 대한 특별교육 덕분이었다. 일본 최대의 지진 당시 똑같은 지진 및 해일 피해를 입은 인근 지역에 비해 학생들의 인명피해를 줄이는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 ‘재난’을 안전교과서처럼 쓰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안전의식 수준은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11월 15일 포항에서 역대 두 번째 지진이 5.4 규모로 발생했을 때, 한시라도 빨리 대피를 해야 할 상황임에도 지진은 나와 무관하다는 듯 무심히 TV를 보는 어른의 모습과 그것을 본 어린이의 안전의식은 당연히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생활안전의식’이라는 말이 있다.  ‘나 자신 또는 내가족의 안전을 위해 안전을 실천하는 마음’을 뜻한다. 왜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 의식을 습관처럼 길러줘야 하는지 안전책자에 나온 일본과 한국 어린이들의 안전의식을 비교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초등학교 1학년생 어린이 2명이 하굣길에 신발주머니를 가지고 장난 치다 한 아이가 던진 신발주머니가 불법 주차한 차 밑으로 들어갔다. 이 어린이는 신발주머니를 꺼내러 차 밑으로 들어갔고 다른 아이 두 명은 이를 지켜보기 위해 차량 뒤에 서 있었다. 그러다 급하게 후진하는 차에 두 어린이가 치어버렸다. 

위의 내용은 한국에서 일어난 사고였고, 반면 이같은 상황이 일본 어린이에게도 똑같이 일어났는데, 일본 어린이들은 달랐다. 물건을 꺼내러 차 밑으로 들어가는 대신 운전자에게 “차 밑에 제 신발주머니가 들어갔어요. 꺼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이 아이들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상반된 결과가 일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안전의식이 높은 일본에서는 평소 아이들에게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해 ‘이럴 때는 이렇게 행동하라’고 미리 가르치기 때문이다.

소방청에 의하면 2016년 전국 화재건수 총 4만3,413건 중 어린이 안전사고는 전체 신고건수 중 298건수로 전체 화재 중 0.68%를 차지하며, 이중 불장난으로 발생하는 피해액은 약 3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1.2% 증가한 추세다. 어린이 불장난을 막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다. 

오전 8시부터~10시 사이 출근시간대부터 주부가 잠깐 쉬는 사이 어린이들은 부모의 눈을 피해 불장난을 하기 쉽다. 5세 이하의 남자 아이의 경우 위험을 느끼면 구석진 곳에 숨으려는 경향(여자 아이인 경우 엄마 품속으로 숨는 경향)을 가지고 있어 불이 나면 장롱 안으로 숨는다든가,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행동을 본능적으로 보인다. 가정에서는 화재 대피계획을 미리 세우고 자녀와 함께 집 밖 대피장소를 찾아 나가도록 지도하자.

또 어린이는 손에 들고 있는 모든 것이 놀이라고 생각해서 콘센트 주입구멍에 젓가락을 삽입시켜 불꽃이 튀면 전기화상이나 감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전기화상이나 감전은 원인에 따라 응급처치 방법이 달라질 수 있는데,  세면대에 물을 받아 화상 부위의 통증이 나아질 때까지 통증과 열기를 식히도록 한다. 흐르는 물은 통증을 심화시킬 수 있어 물을 받아 식혀준다. 옷을 입은 상태라면 벗지 않고 그대로 물에 식혀준다. 옷을 벗다가 피부가 벗겨지면 더 심한 상처와 손상 입을 수 있다. 

전기콘센트를 몸체를 잡고 빼지 않고 무리하게 줄을 잡아당기는 행위는 합선의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금지시킨다. 어린이들은 대응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안전하게 행동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습관화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히 안전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안전이 ‘습관’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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