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맞은 김수철, 음악인생 40년 담은 책 펴내

  가요·만화영화 주제곡·행사곡 등
  그동안 제작한 37장 음반 정리  
"작품 집대성한 공연 올리고 싶어”

 

음악인생 40년사 책을 발간한 김수철. 연합뉴스

가수 김수철(60)은 소리만 매만지던 사람이 활자와 씨름하느라 고충이 있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환갑을 맞은 올해 40년 음악인생을 정리한 책 ‘작은 거인 김수철의 음악 이야기’(도서출판 까치)를 출간했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김수철은 “사실 히트곡과 영화 ‘서편제', 올림픽과 월드컵 관련 음악 등 제가 그간 만든 작품을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해 공연을 열고 싶었는데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다"며 “출판사에서 제안해 책을 쓰다 보니 음악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시간에 따라 기술한 책은 기타를 독학하며 첫 자작곡 ‘내 인형’을 만든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된다. 책은 그가 작업하고 발표한 음악 작품 순서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그는 ‘못다 핀 꽃 한 송이’, ‘내일’ 등을 비롯해 ‘고래사냥’, ‘칠수와 만수’, ‘서편제’, ‘태백산맥’ 등의 영화 음악도 만들었다. ‘노다지’, ‘사랑이 뭐길래’ 등의 드라마와 1990년 그가 부른 ‘날아라 슈퍼보드’의 주제곡 ‘치키치키차카차카’ 등 친숙한 만화영화 주제가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김수철은 1980년부터 37년간 국악의 현대화 작업에 매달렸다. 지금껏 발표한 총 37장의 음반 중 ‘불림소리’, ‘팔만대장경’ 등 국악 음반이 25장에 달한다. 

우리 소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980년 친구들과 함께 소형 영화 ‘탈’을 만들면서 영화 음악을 작곡한 게 계기였다. 당시 ‘탈’은 프랑스 세계청소년영화제에 출품해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 젊은이의 단면을 그린 영화여서 국악을 담고 싶었어요. 산조를 수박 겉핥기로 공부해 기타로 작곡했죠. 그때 느꼈어요. ‘내가 록만 하면서 우리 소리를 너무 모르는구나’라고요. 그때부터 국악을 공부하기 시작했죠.”

호기심에 머물지 않은 데는 국가적인 행사 음악을 작곡한 것도 동력이 됐다. 그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전야제를 시작으로 1988년 서울 올림픽 전야제, 2002 한일 월드컵의 조 추첨과 개막식 음악을 작곡했다. 서울 아시안게임 음악을 만들면서는 ‘기타 산조’란 장르를 개척했다. 

그는 37년의 세월과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온리(Only) 자존심”이라며 “국악을 현대화하는 작업은 내가 효시라는 자부심과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40년간 만든 음악을 집대성해 공연으로 올리는 것도 계획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