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119 신고하라'는 시민 외침에도 '무시'로 일관

(노컷뉴스 자료사진)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119에 신고하라'는 주변의 요구를 뿌리치고 달아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차량(뺑소니) 혐의로 박모(24) 씨를 구속했다.

박 씨는 지난 1일 오전 5시 50분께 군산시 해망동 동백대교 공사현장 인근 한 도로 횡단보도에 서 있던 A(66·여) 씨를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로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충격으로 바로 옆 전신주로 튕겨져 나간 A 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차에서 내려 현장을 지켜보던 박 씨는 "피해자가 숨을 못 쉬는 것 같다. 빨리 119에 신고하라"는 목격자들의 요구를 물리치고 도주했다.

박 씨는 이후 처벌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끄고 주거지에서 옷을 갈아입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다.

목격자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인 경찰은 범행 3시간 만에 박 씨를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범행 당시 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12%의 만취상태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박 씨는 "전신주를 들이받는 등 사고를 낸 건 맞지만 사람을 친 기억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 "음주운전보다 뺑소니가 훨씬 중한 처벌을 받는 만큼 사고를 내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응급조치를 최우선으로 여겨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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