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통제부터 응급처치까지 '알아서 척척'

(군산경찰서 제공=노컷뉴스)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119에 신고하라'는 주변의 요구를 뿌리치고 달아난 20대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이날 현장에는 '숨은 시민 영웅'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박모(24) 씨의 아우디 차량을 뒤따라가던 트레일러 운전자 김모(56) 씨는 우연히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황급히 차에서 내린 김 씨는 우선 자신의 트레일러로 차로를 막아 사고 현장을 통제했다.

김 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혹시 모를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도로에 흩어진 전신주 파편과 방호벽 등을 일일이 갓길로 치웠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누워있던 피해자 A 씨를 뒤늦게 발견했다.

김 씨는 119에 신고해 구급대를 부르는 한편 119상황실의 지도에 따라 A 씨의 기도를 확보하는 등 응급처치에 나섰다.

김 씨는 "결국 피해자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

문예준 군산경찰서 교통범죄팀장은 "그동안 경찰 생활을 하면서 이토록 의협심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은 처음 봤다"며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피해자 대신 김 씨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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