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가 연말 지역사회를 파업 소용돌이로 몰아가고 있다. 노조는 회사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번 주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이번 주에도 본교섭과 실무교섭이 계속되지만, 타결이 안될 경우 내주에도 노조파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연내타결을 당연시 했으나 최근 분위기를 보면 해를 넘길 수도 있다. 지역경제와 자동차산업 위기탈출을 위해 조속히 교섭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안타깝다.

이유야 어떻든 지금 노조의 파업은 시기가 매우 부적절하고 적절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노조가 파업카드까지 꺼내든 데에는 임금성 부분의 회사 제시안이 불만족스럽기 때문이다. 현대차 교섭 역사에서 막판 쟁점은 결국 임금으로 귀결돼 왔고, 올해 교섭도 이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1월까지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27만대나 줄었을 정도로 경영사정이 참담한 실정이다. 회사가 경영사정이 좋다면야 충분히 임금을 챙겨주고 교섭을 끝냈을 것이지만, 그럴만한 여력이 없다 보니 노조 입맛에 맞는 제시가 불가능한 것이 업계 전문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제는 경영성과에 맞는 임금과 성과급 지급방식 정착이 바람직하다. 회사경영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돈 파업’에 매몰된 것은 일종의 몽니나 다름없다.

이런 악조건에서 노조가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을 감행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특히 파업을 엄두도 못 낼 정도로 어려운 시기에 순환파업이라는 새로운 파업전술까지 들고 나와 회사를 궁지로 몰려고 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순환파업은 간접공정 파업만으로 완성차 공장까지 생산차질을 입히겠다는 교묘한 전략으로 보인다.  최소 파업으로도 생산타격을 주겠다는 것인데, 회사를 적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상 상상하기 힘든 파업전술이다. 

또 하나 짚고 갈 점은 평일 정취근무시간에는 파업하고 주말특근은 계획대로 하겠다는 노조의 지침이다. 하지만 회사 주장처럼 파업에 따른 임금손실을 특근으로 만회해 조합원 임금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내부에서 조차 순환파업과 특근지침을 황당하고 이해 가지 않는 투쟁전략이라고 비꼬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는 노조파업에 대응해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이 원칙이 절대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다. 원칙은 반드시 지키되 교섭 해결을 위한 적절한 타협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교섭으로 인한 노사 논쟁을 지속할 것이 아니라 논쟁을 종식해야 하는 다급한 시기에 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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