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22대 집행부 출범

‘연내타결 선포’ 로드맵 제시
실무·대표자·본교섭 매일 교섭
4개 사업장 사장단 폭넓은 대화

강환구 사장 “노사 갈등 그만
열린 마음으로 교섭 임해주길”

7일 현대중공업 본사 사내체육관에서 열린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21대·22대 집행부 이·취임식 및 임단협 연내타결 선포식’에서 박근태 신임 지부장이 백형록 이임 지부장으로부터 노조기를 건네받아 힘차게 흔들고 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2기(22대) 새 집행부 체제가 막이 올랐다. ‘소통’을 강조한 박근태 집행부는 출범과 동시에 ‘연내타결’ 의지를 다지며 노조 내부는 물론 회사와의 스킨십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7일 오후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내체육관에서 21대·22대 이·취임식을 열었다. 

백형록 전 지부장에게 노조 깃발을 넘겨받은 박근태 신임 지부장은 현장 소통을 강조했다. 얼어붙은 노사 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이며 ‘연내타결’의 의지를 내비쳤다.

취임사에서 박 지부장은 “지난 3년간 회사 창사 이래 가장 힘들었던 구조조정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가장 힘들었다”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업체 폐업으로 쫓겨나야 했고, 정규직은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사업분할 등으로 내몰렸다”고 지난 시간을 언급했다.

이어 “2016년 2017년 임단협 타결이 늦어지면서 가정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며 “무조건 회사가 어렵다는 위기의식만 강조하면 피로감과 불신만 쌓일 뿐이고, 이제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친 마음을 보듬어주며 감싸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업무를 부여받았다”며 “우선 냉각된 노사관계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조합원의 뜻에 맞게 협상해 통큰 결단으로 반드시 연내타결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일반직노조와 하청지회 등 1사1노조 공약도 계획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이·취임식에 이어 열린 ‘연내타결 선포식’에서는 연내타결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노조는 본교섭과 실무교섭, 대표자교섭을 병행하며 매일 교섭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냉각된 노사 관계를 풀기 위해 현대중공업은 물론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 현대건설기계 등 4개 사업장의 사장단을 차례로 만나는 등 회사와의 대화를 폭넓게 이어가겠다고 했다. 

박 지부장은 “연내타결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도 대충하지 않을 것이고, 욕심을 내지도 않겠다. 조합원들의 뜻을 받아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2년간 회사는 분사 등의 변화가 있었고, 노조는 상급단체에 가입하는 등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노사는 서로 이해가 부족했고, 변화의 흐름에 적응해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며 “계속되는 조선·해양산업의 침체와 그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회사의 현실이 얼마나 엄중한 것인지 먼저 인식하고, 절박한 위기의식으로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나가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앞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가 갈등하는 동안 국내 경쟁사와 중국, 일본 조선소에 우리 일감을 빼앗기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며 “(박근태 지부장이)조합원들을 현명한 방향으로 인도하고, 열린 마음으로 교섭에 임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2016·2017년 통합교섭을 벌이고 있다.

노조 임원 선거 일정으로 중단됐던 교섭은 지난 5일부터 재개됐다. 노사는 △경영 위기에 따른 기본급 20% 삭감 △상여금 분할 지급 등을 두고 대립각을 세워왔다. 노사 모두 어느 정도 양보하느냐에 따라 연내타결 여부가 점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는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 금속노조 강수열 울산지부장,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부 하창민 비대위원장, 김종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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