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모기업 파업에 따른 조업 차질로 고통 받고 있는 협력업체들이 파업 중단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협력사들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한 채 파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 파업으로 지난주까지 4만7,1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9,800억원의 매출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로 전이되고 있어 실제 체감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지금 현대차 노조가 부족하다며 거부하고 있는 임금 및 성과금 수준은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그것도 모자라 파업까지 벌여 이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은 아무리 법으로 보장된 권리라고 하지만 대기업 노조의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모기업 파업으로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어쩔 수 없이 본업을 중단한 채 주변 청소나 독서 등으로 불안감과 초조함을 달래고 있다고 한다. 

모 기업의 헛기침에도 협력사는 앓아 눕는 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협력업체들은 모기업 파업기간 중에도 고정경비 일체를 감당해야 하고, 파업 종료 후에는 근로자들은 그동안 생산하지 못해 적체된 주문물량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잔업과 휴일근로 등 격무에 시달려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연장이나 휴일 등 추가 근로수당 지급 부담이 늘어나 R&D 투자 여력이 감소하고 미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수만 개 부품의 조합으로 완성되는 자동차산업은 태생적으로 완성차업체 혼자 독불장군처럼 생존할 수 없다. 협력업체들의 부품 공급이 없으면 완성차 업체의 존립도 흔들리게 돼있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시장 전망은 미국·중국 등 주요시장 수요 감소와 성장둔화로 더 어두울 전망이다.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 것도 현대차로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노조가 파업을 계속 일삼으면 현대차의 미래는 없다. 고임금 노조의 끝없는 욕심이 만들어낸 현 사태가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현대차 노조는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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