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의 연일 계속되는 파업으로 해를 넘길 것으로 보였던 현대차 임단협이 해결 국면을 맞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주요 쟁점은 임금·성과금,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정비직군 실질임금 요구 정도다. 어제 실무협의에서 이들 쟁점에 대한 접점 찾기에 집중한 현대차 노사는 오늘 마무리 방점을 찍겠다는 각오로 교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어느 정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오늘 잠정합의가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노조는 회사가 수 년째 실적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작년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영업이익이 2015년 6조4,000억원, 2016년 5조2,000억원, 올해 9월까지 누적 3조8,000억원으로 가파른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영성과를 반영해 임금성 제시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또 주주배당금과 동일한 수준인 1조원 이상을 성과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현재까지 제시한 성과금 규모가 6,700억원 수준이라며 최소 3,3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달라며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노조가 성과금 규모를 주주배당과 동등하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논리도 근거도 없는 황당한 일이다.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15% 수준으로 국내 타 대기업이나 글로벌 동종사와 비교해 턱없이 높은 상황에서도 노조의 돈 욕심은 끝이 없다.

노조의 만65세 정년연장 요구는 고임금 노조의 이기적인 철밥통 연장 투쟁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하다. 노조는 정년연장이 세계적 추세라며 현대차가 먼저 미래지향적 정책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노사화합을 위한 노력이나 시급한 경쟁력 향상에는 무관심하다. 노조가 힘을 남용해 회사 발전을 위한 동반자적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체리피커 역할에만 치중한다면 결국 구조조정의 화살은 노조를 겨누게 될 것이다.

정비직군 실질임금 요구와 해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해고자 복직 요구도 단체교섭 마무리 국면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결국 따지고 보면 구색만 다를 뿐 대부분 돈 문제이다. 현대차 노조는 제 밥그릇 지키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협력사 근로자 등 자신들보다 못한 처지의 이웃들을 돌아보는 미덕을 발휘해 이번 임단협을 유종의 미로 마무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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