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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칼럼]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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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근 시인·GCS 국제클럽 연구소장·연수원장
  • 승인 2017.12.14 22:30
  • 댓글 0

성공했든 실패했든 12월은 완성의 달
자연의 횡포가 있어도 인간은 곧 자연
각자 삶 돌아보며 기쁨·슬픔 청산하자

 

이병근
시인·GCS 국제클럽 연구소장·연수원장

12월은 모든 것이 쌓여있는 달이다. 그것이 곡간에 곡식이 그득하게 풍요로움으로만 채워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년을 어떤 사람은 달려 왔을 것이고 어떤 이는 끌려 왔을 것이며 또 어떤 이는 눈을 떠보니 1년 중 마지막 달까지 왔다. 열심히 살았음에도 여기까지 오느라 즐거움보다 아픔이 더 많이 쌓였다. 그러나 12월엔 이 모든 것을 정리 정돈하고 잘했거나 못했거나 긍정적이었거나 부정적이었거나 셈을 잘하여 청산하는 달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12월에 더 모인다. 사람들에게 12월은 고향이다.

실질적으로 고향을 떠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고향을 잃은 사람도 있겠지만 고향이 없는 사람은 없다. 어머니 품처럼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 비록 빌딩 숲속이나 두메산골에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박꽃 피는 오두막 지붕이나 물레방아 물길 따라 난 시냇물 같은 자연을 연상하는 이유는 사람은 누구나 심정적 이향민으로 이상향에 돌아가고픈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고향은 자연이다. 사람들이 무겁고 답답했던 짐을 벗어 놓고 싶어서 12월, 자연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자연이 지난여름 우리에게 어떠했는가. 자연의 행위를 우리는 결코 잊어선 안된다. 자연은 인간들이 절대적으로 숭앙하는 대상이다. 인간은 자연의 섭리에 의해 생겨났고 자연의 혜택으로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누린다. 그러나 자연은 때로 ‘그랜 토리노(미국영화)’에 나오는 노인네처럼 완고하고 인색하고 소통이 안되는 욕심 많은 꼬장꼬장한 노인네 같기도 하다. 또한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권력과 재력으로 갑질하는 인간들 같기도 하다. 자연이 허락하는 기준에 맞춰 태어난 인간들은 ‘자연히’ 얻어지고 겪게 되는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망으로 인해 철없는 어린애가 되기 십상이기도 하다. 이처럼 철없는 인간을 만들어 낸 것도 자연이다. 자연은 인간들을 ‘자기’안에서만 살게 엄격한 규칙을 만들어 적용 시킨다. 그렇다면 자연도 인간들을 지극으로 보살피고 보호해야 된다. 그러나 자연은 인간에게 가혹하다. 툭하면 뒤집어엎고 휩쓸어 버리고 불태워 버리고 인간에게 혼돈과 재앙을 아무렇지도 않게 퍼 붓는다. 

올해도 자연의 횡포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잃었는가. 또 그에 따른 삶의 파괴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허덕이고 있는가. 화가 난다. 정말 화가 난다. 우리는 자연을 어머니 품으로 비교 한다. 자식이 아무리 잘못해도 자기 자식을 파멸 시키는 일은 하지 않는다. 우리들의 어머니는 그렇다. 사람들이 자연에게 모태의 이미지를 바라는 것이 무리인가. 오리엔트 문명권의 대다수 민족은 자연을 주관하는 태양을 악마로 저주하기도 한다. 또한 유럽은 자연이 가혹하고 음습, 인간에게 적대하는 것으로 여기는 전통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인의 자연관은 사뭇 다르다. 자연의 횡포가 있더라도 견디며 심지어는 자연에서 안식을 찾으려고 한다. 도전하고 싸움을 걸다가도 그 위용에 모든 것을 빌고 응석을 부린다.

자연은 사람들에게 고향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고향은 자연 그 자체이며 고마움의 대상이며 의식주를 마련해주는 생활의 바탕인 것이다. 우리는 옛 시구에서도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을 노래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빛깔을 표현하는데도 자연물 그대로 구사하는 애착으로 자연에 동화돼 왔던 것이다. 그만큼 한국인은 어느 민족보다 자연을 사랑한다. 요컨대 자연은 그런 한국인에게 더 큰 관용을 베풀 줄 수는 없겠는가.

12월은 자연에서 ‘자연히’ 얻어진 달이 아니다. 우리가 원단을 바탕으로 천신만고 끝에 만든 달이다. 그래서 인간은 곧 자연이다. 자연의 횡포가 있었다 한들 인간은 자연을 적패 청산의 대상으로 삼을 수도 없으며 그럴 수도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곧 자연이기 때문이다.

인생항로를 1년 단위의 시간으로 의미해 보면 한 달 한 달 생성하고, 요동치며, 쇠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인간은 12월에 늙어 있다. 그래서 12월은 잘 되었거나, 못 되었거나 완성의 달이다. 다시 말하자면 완성은 성공과 승리의 뜻이기도 하겠다. 저 무서운 자연의 행패 속에서 우리는 우리끼리 의지하고 위로하며 여기까지 버텨왔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는가. 또 12월은 그리움을 거두는 달이다. 그리웠던 사람들과 서로서로 찾아보고 모여 갈등과 앙금을 풀며 모든 그리움을 거둬들이자. 그리고 물로 가득 찬 자바라 물주머니에 물이 잘 빠져 나갈 수 있게 구멍하나 만들어 두는 지혜도 필요한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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