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바꾼지 얼마 안돼 사고" "어머니, 여동생, 조카 사망"

(노컷뉴스 자료사진)

최소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숨진 희생자들이 옮겨진 제천서울병원 곳곳에서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고(故) 정송월(50·여)씨의 딸 반모(27)씨는 "뉴스에 50대 여성 사망자라고 나오자마자 우리 엄마라는 걸 알았다"며 "처음으로 발견된 사망자가 우리 엄마였다"며 오열했다. 

반씨는 "엄마는 원래 그 헬스장을 다니지 않았는데 얼마전 사장이 바뀌고 할인 행사를 한다고 해서 헬스장을 바꾼 것"이라며 "헬스장을 옮긴지 얼마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는 5년전부터 닭갈비 장사를 했다"며 "원래 새벽에 헬스를 다녔는데 오늘 가게에 점심 단체손님이 있어서 그거 일찍 끝내고 오늘만 오후에 갔는데 사고가 난 것"이라고 했다. 

반씨는 "뉴스에 나오고 엄마가 전화를 안 받으니까 위치추적 앱을 실행했더니 화재 현장 근처로 떴는데도 전화를 안 받아서 직감을 했었다"며 "병 걸려서 아프기라도 하면 마음의 준비라도 하겠는데 마음의 준비 할 틈도 없이 가셔서 (사고가 난 것을) 믿지 못했다"고 흐느꼈다. 

제천 병지병원에서 만난 고 김현중(80·여)씨의 아들은 "우리 어머니, 내 여동생, 여동생의 딸 등 셋이 변을 당했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전화를 했는데 그 시간이 오후 5시18분이었다"며 "불 난 시간이 3시50분이었다는데, 1시간 반 정도는 살아있었단 얘긴데 소방당국은 뭘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화마의 현장에서도 생사는 엇갈렸다. 

화재 현장에서 탈출한 김남순(69)씨의 남편은 "헬스하다가 밑에서 불이 올라오길래 운동복 입고 나와서 살았다"며 "초창기에 탈출해서 천만다행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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