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이 오늘부터 청량면 율리 신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지난 1960년대부터 계속된 더부살이를 50여년 만에 끝내게 된 것이다. 

울주군은 연간 예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이른바 ‘슈퍼 기초단체’에 속한다. 하지만 울산 도심을 가운데 두고 빙 둘러 포위한 울주군의 도시 형태 때문에 청사는 도심을 벗어나지 못했다. 민원인들은 도심의 교통체증을 뚫고 청사를 찾아야 했다. 이제야 제 땅에 번듯한 청사를 갖게 된 울주 군민들에게 우선 축하를 보낸다.

울주군 신청사는 군비 964억원이 투입됐다. 연면적 4만1563.88㎡에 지하 2층, 지상 10층의 본관과 지하 1층 지상 4층의 의회 건물로 구성돼 있다.

본관에는 1층 로비에 최첨단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의 실물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제작하는 데 1년이 걸린 이 모형은 가로 12m, 세로 8m 크기로 반구대 암각화를 세세하게 재현해 놓았다. 

직원들의 사무공간은 물론 어린이 집, 공연장, 작은 도서관, 카페테리아, 전시실 등 문화예술 공간까지 함께 갖추고 있다.

외부에는 천년기념공원과 군민광장을 비롯해 울주 정명 천년 기념 조형물인 천년의 빛과 신청사 준공 과정에서 출토된 고래모양의 울주천년바위가 민원인들을 반긴다.

울주군 새 청사는 공무원들의 단순한 사무공간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천년 울주군의 정체성을 담은 만큼 지역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울주군 청사가 세워진 문수산은 갖가지 옛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신라불교의 성지다. 특히 사시사철 등산객들이 끊이지 않는 도심 휴식공간이다. 부산~울산 고속도로와 7번 국도와 인접해 사람들이 접근하기도 쉽다.

우선 울주군 청사와 망해사, 문수사, 영축사지, 청송사지 등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문수산 등산객들을 활용한 관광 전략도 구상해 볼 필요가 있다.

울주군 청사의 장점들을 잘 활용한다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문턱이 낮은 청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주차장을 일반인들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구내식당을 개방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내년은 울주 정명 1,000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맞춰 울주군청사 개청식도 처음 정명한지 천년을 맞이하는 내년 1월16일에 열린다고 한다. 울산의 진산 문수산 자락에 위치한 울주군 새청사가 울주 군민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열린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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