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상승 지방 하락’ 흐름 속 지역별 차이 뚜렷
수급요인 영향 부산 하락세·대구 상승세 지속되고
울산은 지역경기 침체·공급 증가로 한파 여전할듯  

심형석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유래없이 강력한 ‘8.2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네 달이 지나 2018년을 목전에 둔 시점이다. 8.2대책 발표 100일이 지난 시점에서 분석한 부동산시장은 오히려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음을 보여준다. 규제가 없는 ‘기타지방’은 오히려 찬밥 신세다. 규제가 몰린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정부의 규제가 집중된 곳이 재건축·재개발 등 개발이슈와 함께 주택수요가 풍부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규제와 상관없이 오를 곳은 오른다는 말이다. 

당분간 수도권 상승과 지방 하락이라는 흐름은 이어질 듯하다. 수도권과 비교해 지방의 주택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 간 차별화 양상은 2002년부터 시작된 투기과열지구 지정 당시의 부동산 시장과 많이 닮아있다. 참여정부 시절의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참여정부 당시 지방 부동산시장은 대부분 초토화됐다. 강남3구의 아파트 가격을 잡기위해 다양한 규제정책을 쏟아냈지만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올랐으나 지방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부동산114 자료에 의하면 2007년과 2008년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1.1% 상승에 그쳤다. 2006년의 경우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수도권의 1/10 수준에 불과했다.

지방 부동산시장은 과거 참여정부 때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지만 수급상황에 따라서는 조금 다른 양상도 나타난다. 2010년 초 수도권의 부동산시장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하락했지만 지방의 부동산은 본격적으로 상승했다. 이런 영향 탓인지 현재 지방 부동산시장은 광역시별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규제정책의 여파가 미치기는 하지만 울산, 부산과 대구 부동산시장은 수급요인으로 인해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10월부터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든 부산 부동산시장의 하락은 예고된 상황이었다. 지난 5년간 쉼 없이 달려온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였다. 먼저 전세가격부터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이어서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입주하는 아파트는 많지 않으나 준공물량을 보면 오피스텔과 연립 등 비아파트가 많이 지어졌음을 알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입주물량이다. 

대구의 부동산시장은 다소 살아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거래량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까지 지정됐다. 대구의 상승세가 무서운 것은 서울과 유사하게 재건축아파트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대표적 주거 선호지역인 수성구의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금년  15.92%에 이른다. 이에 반해 재건축이 아닌 아파트의 경우 4.91%에 그쳤다. 달성군의 입주물량은 다소 많지만 수성구는 입주물량에서도 안정적이다. 

울산지역은 지역경기 침체와 특정지역(북구)의 공급물량 증가로 2018년에도 어려운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여가 급격히 증가하고 대형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점 등은 눈여겨 봐야할 변화다. 수익형부동산이 주목을 받으면서 고가의 월세를 받는 아파트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바야흐로 전세에서 월세로의 이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018년 부동산시장은 크게는 수도권 상승 지방 하락이라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하락세로 접어든 지방의 경우에도 수급요인으로 인해 차별화되는 양상 또한 뚜렷해질 것이다. 
부산은 아파트를 비롯한 오피스텔, 연립다세대 등의 공급 과잉과 함께 5년간 상승의 피로감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부산 내에서도 규제를 받지 않고 개발이슈가 풍부한 서부산권은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다.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든 대구의 경우 내년에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이슈가 주도하고 있는 수성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다. 

울산의 경우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조선경기 회복 등 지역산업 경기가 좋아져 주택수요가 다시 안정화되는 시점이 본격적인 상승의 초입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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