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26일 다시 교섭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지 불과 며칠 만에 만난걸 보면 올해가 지나가기 전 다시 한 번 매듭을 지어보자는 노사의 의지가 보인다.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는 창립기념일인 29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연휴에 들어가는 만큼 잠정합의를 이룰수 있는 시간은 오늘과 내일 이틀뿐이다. 이왕에 교섭을 다시 시작한 만큼 추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9일 중소기업과의 상생, 사내하도급 근로자 3,500명 추가 채용 등 일자리 양극화 문제 해소를 포함한 의미 있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이를 부결시켰다. 노조원들의 관심은 돈이었다. 노조에서도 임금·성과급이 예년 수준에 비해 부족했던 것이 부결의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나마 찬성과 반대 표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어찌됐든 결과는 부결이었고, 임단협이 해를 넘기면 노조의 파업이 내년까지 계속 이어져 지역경제와 협력업체에 고통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잠정 합의안 부결 소식에 누리꾼들은 노조에 대한 반감을 댓글로 가감 없이 쏟아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귀족노조라는 표현은 예사고 고임금에도 돈만 밝히는 노조의 이기적인 모습을 원색적인 표현으로 매섭게 질타하고 있다. 

이런 세간의 관심에 부담을 가질법한데도 노조의 행보는 황당할 정도로 당당하다. 확성기로, 노조 홈페이지의 팝업 소식지로, 기자회견으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떠들어대니 국민들이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노조가 제 밥 그릇 만을 위해 내 갈길 가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울산시가 아까운 세금까지 써가며 지역 언론에 입장문을 내고 현대차 노조원들에게 유감을 표했을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다수의 저임금 근로자에게 같은 노동자로서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현대차 노조원들은 이제부터라도 임금 타령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 노조는 사회공헌활동에 어느 기업 노조보다 적극적이다. 하지만 저임금 근로자들을 생각하는 작은 배려를 실천하지 못한다면 그동안의 사회공헌이 보여주기 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서라도 올해 교섭을 하루 빨리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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