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처구니가 없지, 나는
아직도 대망(待望)하고 있으니…

허전한 12월, 내 옆구리 갈비뼈를
옥상 난간에 기대어 생의 무게를 저울질하며
혼자 눈물지을 때, 속울음 같이 울어줄 그대

얼음 낀 강을 건너고 얼음산 넘어가는 길
“너 혼자 보낼 수 없지” 넘어지고 깨어지며 함께 가주는 이

땅거미 짙어가고 내 얼굴에도 검버섯 피어나는 날
“먼저 가 봤단다. 걱정 말고 따라오시게…”
내 죽음의 밤길 앞서가며 하늘 길을 열어 주실 분

그를 기다리며 세상은 올해도
첨탑마다 불을 켠다.
나를 찾아오시는 길 잃지 마시라
내 마음으로 불을 다느니…

아니, 내 열 손가락 지져서 촛불 삼고
그때 오시는 천국길 마중 가고픈, 
성탄절

 

이창희 시인

◆ 詩이야기 : 성탄절이 다가오면 세상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불을 밝힙니다. 고향 교회에서는 종탑에 별 모양을 만들어 별등을 달았습니다. 동짓날 밤 어둠속에 빛나던 은은한 ‘별빛’을 잊을 수 없습니다. 성탄절에 등을 밝히는 까닭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귀한 손님이 찾아오시니 환대하는 마음으로 등불을 켜 두었습니다. 나를 사랑해서 나와 함께 있고 싶어서 나를 천국길로 인도하시려고 임하시는 예수님. ‘성탄하신 예수’와 함께 행복한 성탄절 됐길 기원합니다.

◆ 약력 : 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고 등단. 시집「다시 사람이 되려고」,「다시 별 그리기」등이 있다. 현재 울산 우리들교회 담임목사. 울산기윤실 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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