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황금 개띠 해의 첫해가 울주 간절곶에서 힘차게 떠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빨리 뜨는 새해 첫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17만 명이 찾아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그 간절함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무술년 첫해는 어느 때보다 옹골찬 모습으로 떠올랐다. 그 기운이 울산은 물론 대한민국으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

하지만 ‘산업수도’ 울산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다. 전통적 주력산업이었던 조선과 자동차 산업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수주난이 계속되고 있는 조선 산업은 그야말로 고사 직전이다.

새롭게 수주한 선박들의 건조가 시작되기 전인 올해가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울산의 자동차 산업 역시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1%대에 머물고, 수출시장의 경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와 금리, 환율 등 이른바 ‘신 3고(高)’의 영향으로 조선과 자동차 산업이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은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석유화학 산업 역시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침체와 몰락을 예고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울산이 이대로 몰락하고 말 것인가. 위기의 산업수도 울산을 구할 대책은 없는 것인가.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한다. 울산은 지난 1962년 특정 공업지구로 지정된 후 70년 가까이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졌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환경오염에도 불구하고 조국 근대화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산업수도 울산의 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가 지역의 탓 인양 지역에서 극복하라며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울산시가 역점 추진했던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은 정부 무관심 속에 좌초됐고, ‘공공 산재모병원(혁신형 공공병원) 건립사업’도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국립3D프린팅연구원 설립’과 ‘한국조선해양미래산업연구원 설립’사업도 구체화 되지 않고 있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조차도 정부 기관들의 비  협조 속에 오리무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당시 ‘울산을 미래형 글로벌 산업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미래형 사업들은 줄줄이 무산되고, 늦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공약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지난 2011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1,000억 달러를 달성했던 울산의 수출은 어느 듯 600억 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울산의 위기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이 정도면 지역을 살리기 위한 대정부 투쟁이라도 해야 할 판 아닌가. 지역 사회가 울산의 위기에 대해 보다 명학하게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올해가 울산의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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