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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시급 7,530원 시대 개막했지만…
알바 “환영하지만 구직 걱정”… 자영업자는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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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8.01.0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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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 업소는 대부분 적용
영세업체 “맞춰줄 수 없어”
시간 단축·일자리 불안 우려

정부 ‘일자리 안정자금’ 정책

근로자 1인당 13만원 지원
조건 미달 업체는 ‘그림의 떡’

노동 전문가 “기형적 산업
고용구조 혁신해야 할 시점”

새해 최저시급 7,530원이 시행됐지만 상당수 사업장이 여전히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임금으로 구직 공고를 내고 있다. 사진은 울산의 한 편의점이 구인·구직 사이트에 게시한 모집 공고 갈무리.

최저시급 7,530원의 새해가 밝았다. 벌써부터 새해 월급을 기대하는 이들의 희망과 월급 계산에 한숨 쉬는 이들의 걱정이 교차한다. 노동 전문가는 기형적인 산업·고용 구조를 혁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1,060원의 ‘벽’=대학교 휴학생인 A(22·여)씨는 최근 PC방 주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시급 7,800원. 올해 적용되는 최저시급 7,530원보다는 몇백원 웃도는 금액이다. 많지는 않아도 한달 몇만원의 돈을 더 받게 되면서 괜시리 여유로워진 기분이다. A씨는 “평일에는 공부를 하고,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새해 최저임금이 올라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렌차이즈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B(48·여)씨는 이달부터 시급 8,000원을 적용해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B씨는 “사장이든 직원이든 서로 기분 좋은 근무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상된 최저임금이 부담스럽기는 해도, 상생을 위해서는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기준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이다.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 기준으로 월급은 157만3,770원이다. 지난해(6,470원)보다 시간당 1,060원 오른 수준이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인 이 인상폭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높은 벽이다. 2일 울산지역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최저임금보다 낮은 시급을 공지한 게시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남구 삼산동과 달동 등 번화가 업소들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지만, 남구 선암동이나 울주군 범서읍 등 주택가는 상당수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았다. 지난해 최저임금을 게시했고, 세부요강에서는 그에도 못미치는 6,030원을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올해 최저임금을 공고하고도 문의 전화를 하면 “사정상 최저임금을 맞춰 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소·영세업체의 최저임금 부담이 근로시간 단축이나 일자리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3%가 ‘아르바이트 구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했고, ‘갑작스러운 해고나 근무시간 단축 통보’(20.2%) 등에 대한 걱정이 뒤를 이었다.

◆일자리 안정자금에도 웃고, 울고…=중소·영세업체의 최저임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일자리 안정자금’이다.

지원 대상 조건을 갖추면 이달 임금이 지급되는 2월부터 노동자 1인당 월 13만원(주 40시간 미만은 시간 비례 지원)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조건은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로 월 보수액 190만원 미만 노동자를 1개월 이상 고용한 경우다.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정규직, 계약직, 일용직(실 근무 15일 이상), 단시간 노동자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다. 공동주택 경비·청소원은 30인 이상 사업주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고소득 사업주(과세소득 5억원 이상)나 상습 임금체불 사업주, 공공부문 등은 제외된다.


이날 울산시도 동 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를 통해 신청 접수를 받았는데, 오후 2시 기준으로 ‘0’건이 집계됐다. 울산시는 “기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고용보험 가입과 함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며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대상 사업주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상 사업체 4만6,226곳에 21만408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체를 고려하면 그 대상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최저임금도 준수하지 못하는 편의점이나 PC방, 마트 등 영세업체는 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다. 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사업주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자금 지원으로 고용보험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한탄과 볼멘 목소리를 적잖게 볼 수 있다.

◆모든 노동자의 최저임금화?=사실상 인상된 최저임금을 손에 쥐는 것은 다음달이다. 이번달은 노동자와 사업주 사이에 최저임금을 둘러싼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는 시기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해고, 최저임금 미준수 등 당분간 노사 모두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받았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노동자가 되기도 한다.

매년 연봉 계약을 하는 연구직 C(31)씨는 “올해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다기에 지난해 말 연봉 계약에 조금 기대를 했는데, 아무 말이 없더라”며 “그동안 최저임금은 생각도 안했는데, 이제 최저임금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처지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고 표현했다. 한국사회의 기형적인 산업 구조를 비판하며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노동 전문가는 “그동안 한국사회는 많은 노동자들을 자영업자로 내몰았고,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경쟁과 그 속에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형적인 구조로 성장해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저임금은 실제 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인상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사업장이 인건비 부담으로 폐업을 선택할 수도 있다”며 “그 변화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세부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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