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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낡은 지갑에 담긴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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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무재 DS가스텍 대표이사
  • 승인 2018.01.02 22:30
  • 댓글 0

새해 계획만큼 지난해 되돌아보는 시간도 중요 
과거 잘못 초석 삼았을 때 진정한 새로움 탄생
작년 아픔 딛고 지역경제 부활하는 무술년되길

 

이무재 DS가스텍 대표이사

새로운 한 해를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대한민국 전역에 울려 펴졌다. 2018년 1월 1일 황금개띠 ‘무술년’의 해가 밝았다. 가는 해를 보내고 오는 해가 시작되는 그 찰나의 순간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그 소리는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울림을 주곤 한다.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오늘이건만 해가 바뀌는 그 순간의 1초는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어제의 태양과 크게 다를 것이 없건만 새해 첫 일출은 우리에게 가슴 벅찬 감동과 새로운 변화를 위한 동기(motivation)를 부여해준다.


지난해 힘들고 괴롭고 어려웠던 일과 작별을 고하고 다가오는 한 해의 벅찬 감동과 희망으로 새로운 결심과 각오를 다진다.


신년 계획을 세우면서 2017년을 되돌아봤다. 울산 중소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많은 어려움을 온몸으로 체감했던 한 해였다. 특히 조선쪽과 플랜트업계의 불황으로 인해 관련 중소기업들의 한숨 소리가 높아져만 가고 있는 실정들을 몸소 겪으며 조금은 쓰라린 일년을 보낸 것 같다. 또 10여년간 개인소득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울산이 조선업과 해운분야, 현대자동차 파업 등 여러 영향으로 서울에게 1위 자리를 내어주게 됐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중소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 조금은 어두운 현실이지만 이것이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인 것이다. 


새해 계획들을 세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니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책상 서랍 속에 고이 간직했던 나의 낡은 지갑이다. 새 지갑 지물 포장 갑에 넣어 고이 간직했던 낡은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추억에 잠겼다.


2017년 11월 나의 생일날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어여쁜 두 딸들과 생일 인증 샷을 찍으며 딸바보 아빠의 흐뭇함이 짜르르 흐르는 순간, 딸들의 물량공세가 이어졌다. 토끼 같은 두 딸들이 거금 들여 준비한 지갑이었다. 거기에 아내가 현금까지 떡하니 넣어주니 세상 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다. 


아빠의 낡고 헤어진 지갑을 보고서 두 딸들이 그동안 용돈을 꾸준히 모아 근사한 지갑을 선물한 것이다. 공주들의 거금 투자를 아빠는 한시라도 잊지 말라며 연신 카메라로 인증샷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에 흠뻑 젖어 있었다. 새로움이 주는 짜릿함에 취해있던 찰나, 탁자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낡은 지갑이 눈에 들어왔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딸들이 선물한 새 지갑을 받고 보니 오래전 집사람이 새해 선물로 준 지갑은 참 많이도 닳아 있었다. 


13년 전 새해에 아내는 씩씩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염원을 담아 나에게 지갑을 선물했었다. 두어 번 분실하기도 했었는데 아내의 소중한 바람이 담긴 그 지갑은 늘 나에게로 다시 돌아오곤 했다. 오랜 세월 함께 했던 지갑, 수천 번을 만지작거렸던 그 지갑 속 숱한 사연들, 그 안에 나의 삶이 고스란히 있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나였다. 퇴색해버린 낡은 지갑이 주는 무게감, 헤어짐이 아쉽다. 새 지갑 지물 포장 갑에 고이 간직하기로 하니 아쉬움이 사라진다. 이별 없이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행복해진다.  


새해 새로운 희망으로 들떠 있는 우리는 어쩌면 과거의 좋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선긋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스스로 자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기억 속에 안 좋은 일들을 곱씹으며 간직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새로움이 주는 짜릿함에 빠져 낡은 것은 가멸차게 버리고, 무조건적인 새로움을 추구하는 문화에 대한 자각은 꼭 필요한 과정이다.
어제가 없는 오늘이 있을 수 없고, 오늘이 없는 내일이 존재하지 않듯이 ‘새로움’, ‘new’라는 것은 지나간 일들이 단단한 초석이 됐을 때 진정성이 느껴지는 새로움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새해에는 경기가 되살아난다는 긍정의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2018년 무술년, ‘내일의 성장을 꿈꿀 수 있는 희망찬 울산’을 위해 중소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힘찬 한 걸음을 내딛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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