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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무술년(戊戌年) 유감(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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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범중 울산대 국어국문학부 교수
  • 승인 2018.01.09 22:30
  • 댓글 0

1958년생 개띠 환갑되는 올해 
세월의 층 쌓여 변하는것 처럼
세상과 보조 맞춰 힘차게 살길

 

성범중울산대 국어국문학부 교수

양력으로 해가 바뀌니 각종 매스컴에서는 황금 개띠 해를 맞았다고 법석을 떨고 있다. 띠는 음력설이 지나야 바뀌는 것이지만 양력의 사용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보니 양력으로 새해가 되면 그해의 띠도 바뀐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올해도 양력으로 해가 바뀌자 어김없이 띠도 바뀐 것으로 여겨 개띠가 됐다고 떠들고 있다. 

새해의 간지인 무술은 천간인 ‘무’와 지지인 ‘술’의 결합으로 된 육십갑자의 하나이다. 무는 방향이 중앙이고 색이 황색이며 오행 중의 토에 해당되고, 술은 개를 나타내므로 합쳐서 ‘누런 개(누렁이, 黃狗)’를 뜻하는 데 지나지 않거늘 어찌하여 무술이 ‘황금 개’로 의미가 바꼈는지 그 저의가 궁금하다. 여기에는 누렁이를 황금 개로 전환함으로써 생기는 이익을 노리는 얄팍한 상술이 바탕에 깔려 있다. 황금도 노란색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가 나타내는 본래의 색깔은 천자문의 첫 구절 ‘천지현황(天地玄黃,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에서 보이는 바대로 황금의 색깔보다는 누런 땅 빛깔에 가깝다. 

어느 대중가수가 방송에 나와서 자기가 58년 개띠임을 너무 많이 강조한 탓에 1958년이 개띠 해라는 사실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필자도 올해 환갑을 맞이하는 집사람의 띠를 언제부터인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개띠라고 말하고 있다. 2018년은 그런 58년 개띠가 환갑이 되는 해다. 환갑을 맞는 58년 개띠들에게 김윤식(金允植, 1835~1922)이 후배 백완혁(白完爀, 1857~?)의 회갑수연첩(回甲壽宴帖)에 쓴 시를 끌어와서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풍년이라 온갖 창고에 곡식이 쌓이고 
    덕업을 쌓은 집안이라 오복이 온전하네. 
    손님과 벗들이 기뻐하며 함께 축수하니 

    봄빛이 술잔과 잔치 자리에 가득하네. 
    樂歲千倉積 德門五福全 賓朋歡共祝 春色滿觴筵 」


이 시는 굳이 누구의 회갑연이라고 지적할 필요도 없이 회갑을 맞은 모든 이들과 그 가정에 행복과 안녕을 축하하고 축원하는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올 한해가 이처럼 풍성하고 편안하기를 충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환갑이나 회갑은 어느 해로부터 60년, 즉 육십갑자가 지나서 원래의 간지가 되돌아온 것으로 사람이 태어난 해로부터 따져서 만 60세 곧 우리 나이로 61세가 되는 해를 뜻한다. 같은 갑자에 태어난 사람은 동갑이나 갑장으로 불리면서 같은 나이와 같은 띠로 살아가는 또래 관계를 형성한다. 그래서 타지에서 만난 사람이라도 동갑이라고 하면 처음에는 서먹해 조금 망설이다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 말을 트고 친근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회갑을 장수(長壽)의 길로 나아가는 관문처럼 여겼다. 필자가 어릴 적만 해도 환갑잔치는 동네잔치가 되곤 했지만 지금은 환갑 맞은 사람을 청년이나 장년으로 여기고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은 임하필기(林下筆記)에서 윤두수(尹斗壽, 1533~1601)로부터 9대에 걸쳐 모두 회갑을 맞은 윤광렬(尹匡烈)을 축하하면서 회갑 이후의 나이는 모두 하늘이 내린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요즘은 평균수명이 과거보다 월등히 높지만 수명이 길다는 것과 삶의 질이 높다는 것은 별개의 진술이다. 이 두 가지 모두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올해 환갑을 맞는 58년 개띠들은 앞으로 살아야 할 시간이 과거의 어느 개띠보다 길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면 하늘이 내린 여분의 나이를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 필자는 동갑이라는 말에 그 해답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동갑은 같은 나이이기도 하지만 자기와 한 갑자 또는 두 갑자 차이가 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즉 자기와 비교해 60살 또는 120살 나이가 많거나 적은 사람과도 서로 동갑이다. 하늘이 준 여분의 나이만 따져 보면 1958년 개띠는 2018년 개띠와 동갑이다.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앞으로 한 해, 두 해 세월의 겹이 더해 갈수록 철이 들고 세상의 이치를 깨우쳐 가듯이 올해 환갑을 맞은 개띠들도 세월의 층이 두터이 쌓여 갈수록 놀랍게 변화하는 세상과 보조를 맞춰 더욱 젊고 활기차게 살아가기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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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중 울산대 국어국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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