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울산경제 ‘골든타임’… 정부는 뭐하나 <3>벼랑 끝에 몰린 조선산업

기자재업체 대부분 법정관리·폐업
영업이익 반토막… 유휴인력 휴직
중국·국내 업체간 경쟁도 심화
“미래는 없다” 위기감 팽배

울주군 온산지역에 위치한 한 조선기자재업체. 선박건조용 블록이 가득해야 할 공장이 일감이 없어 텅 비어 있다.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에 위치한 조선기자재 업체인 A사. 울산 앞바다의 매서운 겨울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이 업체의 비어있는 공장부지가 얼어붙은 조선경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넓은 대지 그대로를 작업장으로 쓰는 이 업체 내 많은 면적을 일감이 없어 시쳇말로 ‘놀리고 있는 것’. 

일부 작업부지에서는 선박기자재 제작에 한창이었지만, 과거 호황일 때와 비교하면 제작물량이 터무니없이 줄었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울산지역의 다른 조선기자재나 플랜트 업체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공장 전체를 가동중지하는 상황에서도 ‘가장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업체지만, 실적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매출은 2년 전인 2015년에 비해 30% 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60%나 쪼그라들었다. 

조선경기가 악화되면서 중국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지역에서조차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에 비해 이익이 남지 않은 것이다. 특히 조선에서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이런 고정비 탓에 이익 감소폭은 더욱 크다. 

이 업체는 현재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휴직까지 실시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호황기 때 모두 가동하던 작업장은 현재 일감이 없어 일부는 비워놓은 상태”라며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견디지 못한다면 미래는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버티기’하는 중이지만, 경기악화가 더 지속된다면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은 팽배하다”고 말했다.

울주군 삼동면의 다른 조선엔진 부품제조업체 B사 역시 2008년까지는 3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00억원도 넘기지 못했다. 그동안 직원도 200명에서 70명으로 크게 줄었다.

B사 대표는 “업황이 좋지 못한 조선업 대신 전자 관련 부품제조를 병행해 그나마 회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퇴직한 직원들이 많고, 남아있는 직원들 임금도 올려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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