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울산경제 ‘골든타임’…정부는 뭐하나
<3>벼랑 끝에 몰린 조선산업

경영실적 갈수록 악화
도크 가동중단 잇따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울산경제 심각한 타격
위기극복 실질적 대책 필요

울산지역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조선업계가 올해 맞을 최악의 ‘보릿고개’를 버틸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

11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조선 부문 수주 실적은 업황이 좋았던 2011년 109억달러에서 계속 감소해 지난해(11월까지)는 35억달러로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해양 부문은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44억8,000만달러에서 2억6,000만달러로 감소해 무려 17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수주 감소로 2016년 6월 울산 본사 4도크에 이어 작년 3월 울산 본사 5도크, 7월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멈췄다.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현대미포조선 4도크도 가동 중단했다.

2011년 2조6,000억여원에 달하던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2013년 7,300만원으로 줄었고,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1조9,000억원과 1조6,000억원의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올해는 그동안의 수주실적 악화로 일감이 없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전망이다. 재무개선을 위해 1조2,875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7월에는 더 이상 일감이 없는 해양 도크도 비게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은 울산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2015년 1월까지만 해도 2만7,700여명의 현대중공업 정규인력이 있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만6,500명으로 1만1,200명이나 줄었다. 분사회사 인력 4,200명을 감안해도 7,000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협력업체의 직원 감축 규모는 더욱 크다. 2015년 1월 3만8,900명에서 지난해 12월 1만5,600명으로 줄어 절반이 넘는 2만3,3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 같은 인력감축으로 지난 수년간 울산의 인구가 타 지역으로 계속 유출되는 ‘울산 엑소더스(대이탈)’가 발생했고, 지역 소비도 크게 침체됐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동구는 치명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 동구의 내국인 인구는 16만9,605명으로, 자치구로 출범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17만명이 붕괴됐다. 집값은 떨어지고, 빈방과 빈상가가 늘었으며, 자영업자들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 같은 지역의 어려움에도 그동안 정부가 실시한 퇴직자 지원 등 위주의 조선 지원책은 실질적인 도움이 못되고 있다는 것이 지역민의 목소리다.

지역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은 조선 금융지원과 선박 발주 등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 중소 조선사들은 RG(선수금환급보증)을 받는 것도 어려워 힘들어 한다”며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국내 조선업계들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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