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전통 검으로 사인검(四寅劍)이 있다. 12간지 중 호랑이를 뜻하는 ‘인(寅)’자가 4번 들어가는 인년(寅年)·인월(寅月)·인일(寅日)·인시(寅時, 새벽 3~5시)에 만든 칼이다. 귀신을 물리치는 칼로 왕이 신하에게 하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에 와서 만들어 1983년부터 대통령이 장성에게 수여하는 의식용 칼이 삼정검(三精劍)이다. 삼정검에는 육·해·공 3군이 일체가 돼 호국·통일·번영 등 세가지 정신을 반드시 달성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삼정검은 원래 삼정도(刀)로 양날인 삼정검과 달리 외날 형태다. 1983년 처음 제작돼 1985년까지 대통령이 재가한 군장성급 또는 기관장에게만 수여했다. 1987년부터는 준장 진급자에게도 삼정도를 수여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전통 검의 형태를 고려해 삼정도를 만들도록 해 이후 2007년부터 삼정검을 수여하기 시작했다. 

올해 장군 진급자에게도 수여된 삼정검의 칼날 앞면에는 대통령 자필 서명과 총무공 이순신 장군이 남긴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가 새겨졌다.

1798년 프랑스군의 이집트 원정 때, 나폴레옹보다 더 현지인을 놀라게 한 사령관이 있었다. 그는 흑백 혼혈 장군으로 문호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버지 토마 알렉스 뒤마였다. 인종차별의 덫을 뚫고 이등병에서 사령관까지 오른 뒤마는 자유를 추구하는 신념 때문에 지하 감옥에 갇혔다. 연금마저 박탈당했으며 그 부당한 망각과 굴욕의 배후에는 인종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군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어 수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민간 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대장은 국방부가 전역을 막으면서 현역 대장을 포승줄로 묶어 대중 앞에 세운 것을 억울해 했다. 또 몇 달간 헌병대 지하 영창에 수감돼 적군 포로로 잡힌 것 같은 굴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삼정검’의 예우를 쌓기는 어렵다. 그 영광이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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