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맛집] 덮밥 전문점 ‘파파쉐프의 덮팝스토리’

숙성된 부채살 그릴에 구워 풍미 가득
밥-숙주나물-스테이크 위 소스로 마무리
동서양의 맛 담은 ‘부채살 스테이크 덮팝’

구운 고추장 삼겹살 올린 ‘꼬삼겹 덮팝’
불맛 입힌 안거미 ‘루비스테이크 덮팝’
블루크랩에 커리 ‘풋팟퐁커리 덮팝’ 별미

‘파파쉐프의 덮팝스토리’의 주력 메뉴인 ‘부채살 스테이크 덮팝’. 숙성된 부채살을 주문 즉시 그릴에 구워 직접 만든 소스를 곁들인다. 스테이크 아래에는 숙주나물과 밥, 스테이크 위에는 양파초절임이 올라간다.

반찬이 될 만한 요리를 밥 위에 얹어먹는 음식을 덮밥이라고 한다. 밥 위에 어떤 음식이 올라가도 잘 어울려서 접하기도 쉽다.

음식의 형태 때문인지 자취생들에겐 어쩌면 매일 먹는 주식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대학을 다니면서 자취하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설거지를 줄이기 위해, 대충 빨리 한끼 떼우기 위해 주로 밥 위에 반찬을 쌓아먹었다. 간단한 재료들의 구성이지만 슥슥 비벼 먹으면 든든한 한끼가 되곤 했다. 주머니사정이 어렵던 시절의 추억이다.

그래서인지 밖에서 사먹는 음식으론 일본식 덮밥인 규동이나, 가츠동, 텐동처럼 전문적인 음식이 아니면 굳이 사먹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고급 식재료를 결합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가게이름부터 포근한 느낌을 주는 ‘파파쉐프의 덮팝스토리’를 소개한다. 

◆각양각색 덮팝의 향연

덮팝스토리의 주력메뉴는 부채살 스테이크 덮팝이다. 숙성된 선홍빛의 부채살을 주문 즉시 그릴에 구워 풍미와 육즙이 맛있어 지는 순간 컷팅, 덮팝스토리에서 직접 만든 스테이크 소스를 곁들이면 완성된다.

구운 고추장 삼겹살이 올라 간 ‘꼬삼겹 덮팝’.

스테이크 아래에는 숙주나물과 밥이, 스테이크 위에는 양파초절임이 올려져 있다. 우선 비주얼은 고급 돈부리집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슥

슥 비비기가 아까워 “비벼서 먹는 건가요?”라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비벼서 먹어도 되고 조금씩 떠서 먹어도 된다. 또 덮팝스토리 쉐프가 추천한 방법대로 밥과 숙주나물 위 부채살 스테이크 한점을 얹고 그릇 위쪽에 준비돼 있는 와사비를 조금 얹어 먹으면 한우초밥을 먹는 듯한 맛도 경험할 수 있다. ‘스테이크는 언제나 옳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스테이크소스는 기존에 맛있다고 느낀 레시피에서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은 빼고, 간도 조정하면서 덮팝스토리만의 소스로 만들어냈다.

부채살 스테이크 덮팝이 동서양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면 꼬삼겹 덮팝은 그야말로 한국인의 맛이다. 그릴에 구운 고추장 삼겹살에다 밥을 비볐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맛이지만, 아는 맛이라서 더 무섭다.

이 외에도 소고기의 가장 부드러운 부위 중 하나인 ‘안거미’를 소스에 버무려 불맛을 입힌 ‘루비스테이크 덮팝’, 말랑말랑한 블루크랩을 통째로 튀겨낸 후 달콤한 코코넛밀크로 만든 커리에 풍덩 담아 먹는 ‘풋팟퐁커리 덮팝’이 대표 메뉴로 자리하고 있다. 풋팟퐁커리 덮팝은 태국의 바다를 느낄 수 있다. 

‘파파쉐프의 덮팝스토리’ 내부 모습.

상차림은 간단하게 김치와 무절임, 마늘초절임, 우동국물 정도다. 간소하지만 덥밥이라는 음식에 걸맞는 한상 구성이다. 오히려 과한 상차림은 덮밥의 본질을 해할 수 있다.   

◆엄마가 아닌 아빠의 식탁

정성스럽게 잘 차려진 식탁을 보면 우린 ‘엄마’를 떠올린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집밥’이라는 것도 결국은 엄마의 밥상이다. 헌데 덮팝스토리는 아빠의 식탁이다. 우선 ‘덮밥’이 아니라 ‘덮팝’이라는 상호에서 아빠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팝’이라는 단어에 대중적인, 그리고 아버지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아빠가 만드는 가장 대중적인 덮밥’이 덮팝스토리의 방향이다. 

덮팝스토리의 안준완(49) 대표는 이 일을 하면서 좋았던 점으로 아들에게 덮밥을 만들어 배부르게 해 줄 수 있었던 것 이라고 이야기 했다.  

◆덮밥의 표준이 되기를 

안 대표는 ‘맛집’ 이기보다 ‘표준’이기를 바란다. ‘특별히 우수한 기술이 표준이 되는 게 아니라 많이 쓰는 기술이 우수하고 표준이 된다’라는 격언을 통해 덮팝스토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안 대표는 “우리의 메뉴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덮밥집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가장 좋아하고 많이 먹는 ‘덮밥’이 표준이 외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덮팝스토리의 메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손님들이 좋아할 것들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으며 맛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중구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파파쉐프의 덮팝스토리’.

◆맛있는 음식은 곧 행복

안 대표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라고 한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서울의 한 덮밥가게에서 스테이크 덮밥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른사람들과 함께 이 음식을 먹고 싶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 가게의 가맹점으로 시작하려 했지만 거절당했고 이후 직접 방법을 찾아 나섰다. 유명한 덮밥집의 레시피를 비용을 지불해 구매하고 여러 레시피를 연구해 직접 가게를 내게 된 것이다. 그런 열정은 어쩌면 식탐도 한몫 했을지도 모르겠다.

안 대표가 다른 일에는 화를 내지 않는 편인데 자기만 빼놓고 맛있는 걸 먹으면 “화가 나요”라고 표현했다. 운동을 많이 하는데 이 역시 먹기 위해서란다. 식탐이 있는 만큼 안 대표의 가게에서 나오는 음식들은 믿을만하다.

◆양심에 맞는 음식

여전히 전국 각지에 맛집을 다니는 안 대표는 ‘남기기 위한 장사’를 꺼려한다. 가격과 맛은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양심에 맞는 음식은 중구 성남동 문화의 거리와 삼산동 업스퀘어 ‘파파쉐프의 덮팝스토리’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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