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장면 우연히 본 여자친구가 경찰 신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남 아파트에서 30대 남성을 납치해 감금하고 거액을 뜯어내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경기 광주의 한 펜션에 지인 김모(31)씨를 가두고 10억원을 요구하며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특수강도상해)로 오모(31)씨 등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 등은 평소 알고 지내던 김씨가 스포츠토토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소문을 듣고 돈을 뜯어내기 위해 지난 16일 오후 6시께 김씨의 자택이 있는 강남 아파트 주차장에서 귀가하던 그를 납치했다.

김씨를 차량에 태워 광주까지 데려간 오씨 등은 펜션에 그를 가두고 10억원을 요구하며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해 양쪽 다리를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 등의 강요에 못이긴 김씨는 다음날 여자친구에게 전화해 오씨에게 거액을 송금하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자친구가 주차장에서 김씨가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고 수상하게 생각하다가 돈을 보내라는 전화를 받자 경찰에 납치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접수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폐쇄회로(CC)TV를 추적한 결과 범행에 사용된 차량이 중구로 향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중부서에 공조 요청을 했다.

중부서 경관들은 17일 오후 중구 약수동에서 해당 차량을 발견해 오씨를 검거했고, 범행을 시인받아 김씨가 감금된 장소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오씨 진술을 바탕으로 같은 날 오후 김씨가 있던 펜션에서 피의자 김모(37)씨를, 18일 전북 군산에서 나머지 피의자들을 각각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스포츠토토로 돈을 딴 적이 있기는 하지만, 오씨 등의 짐작과는 달리 그리 많은 돈을 가지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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