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운영본부 직원, 배치실로 직접 전화 코스·시간·명단 통보
많으면 하루 3건이상… 캐디 추돌사고도 미등록 내역으로 남아
등록후 삭제하는 등 편법 동원… ‘횡령’ 의혹 당국 수사 불가피

울산컨트리클럽 관계자들이 경기운영본부 일부 직원들의 미등록 라운딩 내역을 설명하고 있다.

▷속보=울산컨트리클럽(이사장 박인호)의 경기운영본부 직원이 일부 경기보조원들의 묵인하에 수시로 ‘무료라운딩’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대자보를 통해 공개된 박 이사장의 무등록 골프의혹(본지 1월 22일자 6면 보도)과 다른 ‘공짜골프’가 이뤄졌다는 것인데, 이는 횡령에 해당되는 것으로 사법당국의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22일 본지 취재팀이 확보한 ‘소송대비 자료확보’라는 제목의 문건과 경기보조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울산CC 경기운영본부 일부 직원들과 경기보조원들이 고객 명단을 아예 등록하지 않거나 수동으로 팀을 생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행한 무료라운딩이 수시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보조원 A씨는 “울산CC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고, 프런트에서 배치실로 직접 전화를 하거나 경기팀에서 전화 혹은 포스트잇으로 코스, 시간, 명단을 불러주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 경우 기록이 전혀 남지 않는다. 또 전산상 팀이 생성되지 않아 스타트티, 그늘집, 2층 그릴 등에서 식사 등을 하고 정산을 하려고 해도 정산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이런 경우 컴퓨터 상의 ‘F9’ 기능을 통해 라커를 배정하고 사용하도록 돼 있다고 폭로했다. 고객들에게 이름과 락커번호 등이 함께 표시된 일반 영수증이 아닌 라커번호만 출력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이 같은 무등록 라운딩이 많은 날은 3건 이상 발견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울산CC 모 이사와 일부 경기보조원들이 자체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소송대비 자료확보’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6월 29일 서코스 라운딩(오전 8시께)의 경우 다른 골프클럽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온 여자 손님들의 라운딩이 미등록 처리됐다. 

또 7월 10일 3부 서코스 (오후6시18분)에서 진행된 라운딩에서는 9번홀 티박스 앞에서 앞팀 캐디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역시 미등록 내역으로 남았다. 당시 손님명단에서도 경기운영본부 직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등록 외에도 라운딩팀이 등록 후 삭제되는 경우도 있다. 경기보조원 출석체크표에는 보조원이 배치되어 나갔는데도 전산기록에는 삭제된 경우다. 또 한 라운딩팀이 이중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경기보조원 B씨는 “운영직원들의 이러한 편법은 동일코스, 동일시간에 얼마든지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이러한 편법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새롭게 조장으로 선택된 보조원들은 ‘회사의 내부정보나 등록되지 않은 추가팀에 대해 외부에 발설하게 될 시 회사에서 법적책임을 묻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도 운영팀으로부터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이미 울산CC 상당수 일반 회원들에게 비리 척결 차원에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원들은 “접대명목으로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 ‘공짜라운딩’은 직원들에게 부여된 권한이 아니다”라며 “울산CC 가족들의 재산이 새어나가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보조원들은 박 이사장의 무등록 골프의혹에 대해선 “사실무근으로 안다”면서 “경기운영본부 직원에 대한 조사 결과가 박 이사장의 음해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울산CC의 무등록 골프 의혹과 관련해 취재팀이 최 모 경기운영본부장에게 문자와 휴대전화등을 통해 수차례 취재를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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