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중소기업을 이야기할 때 독일과 대만의 경우를 예로 든다. 우리와 비슷한 대만은 대기업 중심이 아니라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를 형성해 왔다. 대만의 중소기업은 전문적인 기술 개발로 독자적인 해외마케팅과 대기업과의 협력 등으로 중소기업 강국으로 자리 매김했다.

특히, 독일은 세계적인 중소기업 강국으로 전체 수출의 90% 이상이 중소기업들이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독일은 지방분권이 발달돼 지역의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 시스템이 우수하고 지방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제도와 연계돼 지역별로 관련 기업들 간의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중소기업 종합금융서비스를 지원받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가 경제강국이란 말은 지극히 당연하다. 중소기업이야말로 그 나라 경제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갖춰야 할 것들이 많다. 산학협력은 물론 대기업과의 연계, 또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말들을 하면 우리나라 많은 중소기업들이 처한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대부분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가고 중소기업이 하청업체로 전락한 경제구조에서는 중소기업 육성은 자칫 헛구호에 그칠 수도 있다. 

지난 26일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 주최 하인성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초청 간담회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하며 중소기업을 단지 갑을관계와 하청업체로만 취급하고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것이 울산 현 위기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자동차산업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유치도 좋지만 ICT융합 관련 전문 중견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울산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들로 산업구조가 형성돼 있어 갑을 관계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애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울산 미래산업 성장을 위해선 중소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의 갑을이란 종속적 관계가 아니라 협력관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술개발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관련 기관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일률적인 지원이 아니라 경쟁력에 따른 효과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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