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불확실성의 연속
‘도전·실천하는 삶’ 중요
 신념·열정으로 시련 극복

 

최은진세무법인 충정 울산지사 대표세무사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이 다돼간다.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황금 개띠’의 해에 대한 그럴싸한 해석과 풀이가 흥미를 더해 준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이긴 하지만 연 초에 주고받는 덕담은 좋은 예감을 주는 것 같아 은근히 기대감을 부풀리곤 한다. 필자가 신년 건배사로 ‘나성발’을 자주 외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는 ‘나날이 성장하고 발전하자’는 의미로 한자성어 ‘일취월장(日就月將)’에서 따온 말이다.

‘황금 개띠 해’는 10간 중 노란색(황금색)을 의미하는 무(茂)와 12지 중 개를 뜻하는 술(戌)이 합쳐져 이뤄졌다고 한다. 예로부터 개는 용맹하고 충성심이 강한 의로운 동물이자 액과 악귀를 막아주는 수호동물로 여겨왔다. 더불어 황금색을 의미하는 무(茂)는 부를 상징하는 좋은 의미로 인식돼 왔으니 이 두 글자가 혼합된 글자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니겠나 싶다. 저마다 올 한해에 거는 꿈과 희망이 아무리 거창하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는 여전히 암울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길어지는 경기불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축소 등과 같은 정책으로 인해 심리적 압박을 받는 부류가 꽤 많을 성 싶다. 이들은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시키고 부작용을 간과하고 있다며 불만과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그나마 지역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경영의욕마저 더 위축시키지 않을까 내심 우려된다. 

그럼에도 올 해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는 공감이 간다. 지금은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변화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인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아닌가. 영역 파괴, 모듈화와 자동화 등 패러다임의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어 상대적 기대치가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여기에는 단순히 제품 기술력을 높이는 게 다가 아니라 다른 산업에도 눈을 돌리고 교류하면서, 어떻게든 다른 산업과 연계하고 융합할지를 고민해야 소기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현실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교육이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변하고자 하는 의욕과 추진력도 없어 보인다. 그 결과 청년 일자리 문제가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숙련 전문직조차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위협받기 마련인데 대책은 보수적 방법론에 치우쳐져 있으니 하는 말이다. 실제로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10%에 육박하자 이를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청년 창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행정편의적인 접근과 규제는 말할 것도 없고 추진력마저 약하다 보니 적절한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청년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이 21%에 불과하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제라도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무궁무진한 창업분야에 청년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나아가 청년 기업의 예비 사업가들이 마음 놓고 운영할 수 있는 법안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한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주요 어젠다로 부각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청년들에게 미래의 먹거리를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는 방안과 여건을 미리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얘기다.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스스로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옛말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다.

흔히 인생을 ‘운7기3’이라고 한다. 운이 70%이고 기술(노력)은 30%라는 듯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노력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고 운을 쫒는 경향이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성공을 노력보다는 ‘운이 좋아서’ 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전혀 틀린 말이 아니라 해도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불확실성을 늘 인지하고 있다면 가능한 한 노력하며 기회 있을 때마다 도전하고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할 터이다. 

감히 얘기하지만 삶이란 게 다 그런 것이 아니겠나 싶다. 짧은 경험이지만 우리네 삶은 설명할 수 있는 부분보다 그렇지 않은 부분이 훨씬 많은 것 같다. 연 초에 한번쯤 점집을 찾아가고 사주를 보는 것으로 당장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이를 극복하고자하는 신념과 열정만 있다면 지금의 시련 또한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내 삶의 일취월장은 바로 여기서 나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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