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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남·북 ‘말맞추기’
17면 기사보기 신문보기 JPG / PDF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8.01.30 22:30
  • 댓글 0

 

트랙터(tractor)는 ‘뜨락또르’, 스타킹(stocking)은 스토킹, 평창동계올림픽의 남북단일팀 종목인 여자 아이스하키를 북한에서는 ‘빙상호케이’라고 한다. 이 모두가 러시아어 영향이다.

북한에서 하키(hockey)는 적당한 대체어가 없어 알파벳 발음대로 ‘호케이’라고 말한다. 또 ‘패스’는 ‘연락’, 슛은 ‘쳐넣기’다. ‘내게 연락해!’라고 하면 나중에 전화로 통화하자는 뜻이 아니라 아이스하키용 퍽을 내게로 보내달라는 뜻이다. 골러는 슛을 막아내는 문지기 즉 ‘골키퍼’를 말한다. ‘블록슛’은 ‘뻗어막기’다. 골대는 ‘문대’, 엔드라인은 골대와 함께 연결돼 있다고 ‘문선’이다. 
고대올림픽에는 언어장벽이 없었다. 그리스 영토에 수백 개의 도시국가가 있었지만 같은 언어인 헬라어를 썼다.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뒤에는 세계 각국 선수들이 의사소통을 위해 통·번역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전구(電球)를 북한에서는 ‘불알’이라고 하듯 남북한의 언어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1966년 김일성 교시에 따라 ‘조선말 규범집’이 발표되면서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주체사상에 따라 스위치는 ‘전기여닫개’, 아이스크림은 ‘얼음보숭이’로 바꼈다.

1991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때 최초의 남북한 단일팀이 꾸려졌다. 그 때 선수단의 가장 큰 어려움은 남북의 언어차이였다. 북한은 탁구에서 스매싱을 ‘때려넣기’, 세이크핸드 그립을 ‘마구잡기’라고 했다. 그래서 남북 복식조를 한 방에서 지내도록 하는 등 서로의 의사소통에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북측 선수들을 받아들인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은 함께 섞여 호흡을 맞추기에 바쁘다. 지금 단일팀은 발 맞추기 이전에 ‘말맞추기’가 더 급하다. 눈 깜짝 할 새 공수 전환이 이뤄지는 아이스하키 특성상 의사 전달이 잘 안되면 조직력도 무너진다.

운동경기를 하면서도 통역을 동원해야하는 남·북한 분단의 현실을 더욱 실감케하는 찬바람속의 평창동계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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