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화예술, 울산에 움트다 (4)비보이팀 ‘포시크루’

지역 춤꾼들 모여 크루 활동
청소년·청년 춤으로 만나 소통
2016년 신진예술가 사업 선정
‘찾아가는 문화공연사업’ 진행

올 한해 춤에서 예술, 문화로까지의 확장된 영역으로 활동해가겠다는 ‘포시크루’ 멤버들이 단체공연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역 청년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꺼내고,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구나’하는 지속적인 관심을 줘야 합니다. 많은 인프라들이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건데, 우리가 정말 몰랐고 안 움직였구나하는 생각이죠.”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에 위치한 연습실을 기반으로 비보이팀 ‘포시크루’를 이끌고 있는 정해광(35) 대표의 말이다. 

정 대표는 지난 2008년 지역 춤꾼들을 모아 크루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포시크루’는 파시블(possible)과 크루(crew)를 합친 말로, ‘가능성 넘치는 친구들’이란 뜻이다. 현재는 비보이 15명과 팝핀, 락킹 멤버를 포함해 총 2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비보이로서는 울산에서 처음으로 2016년 신진예술가 사업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찾아가는 문화공연 사업도 진행했다. 또,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공연과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 이들만의 알찬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역에서 크루들뿐만 아니라 청소년, 청년들과 춤으로 만나 소통해오고 있는 정 대표는 울산청년문화에 대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는 시작 단계’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들을 직접 실행해보고, 피드백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다. 반가운 일이다”면서도 “이전부터 울산에서도 청년문화는 만들어져 있었지만, 나올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 기회 제공이 없으니 타 지역으로 빠져버리고, 아예 그만두거나 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후배들에게 ‘무조건 버텨라’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하다.

정 대표는 “청년단체들 같은 경우에는 그동안 스스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활동하면서 다른 것을 넓게 보는 게 힘든 것 같다. 이른바 ‘청년꼰대’가 정말 무서운 것”이라며 “청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우리가 먼저 마음을 열고 직접 알아봐야 되는데, 이런 자세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청년들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울산도 청년들의 다양한 문화 활동에 대해 지속적 관심을 두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응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설프더라도 충분히 만들어 가려고 한다”는 기성세대의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청년들이 기획한 행사에서 몇 명이 왔는지 등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들에게 정리하고 기획연출 공부하는 시간을 충분히 줘야한다”고 말했다. 비록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더라도 정해진 틀이 없기 때문에 새롭고 신선하다는 게 청년문화의 장점이라는 거다. 

무엇보다 정 대표는 기획자를 비롯해 플레이어, 사회구조, 정책 등이 서로 융화되고 각자의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받는 흐름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움을 추구하되 융합하는 자세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이를 인정하는 인식이 따라오는 가운데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는 자리가 많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스트리트댄서들이 울산의 한 문화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지역에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보이가 학원을 열기 위해선 무용법을 따라야 하고, 문화재단의 기금을 받기 위해선 다원예술로 지원해야 하는 현 정책이 지속되는 한, 청년들이 지역에서 살아남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거다.

끝으로 올해 문화교육에 뛰어든 지 4년째인 ‘포시크루’는 춤에서 예술, 문화로까지의 확장된 영역으로 활동해가겠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춤을 문화예술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 춤과의 연결지점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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