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 울산에 건조경보가 발령됐다. 화재 등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대형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화재 소식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어제 오전 5시 25분께 울주군 온산읍 자동차 부품 소재 생산업체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조립공장 2개동과 창고 2개동, 기숙사 1개동, 휴게실 1개동 등 총 건물 6개동을 비롯해 공장 장비와 자재 등이 모두 불에 타 15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에 탄 기숙사에는 외국인 근로자 50여명이 생활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화재 경보에 모두 대피했다고 한다. 하마터면 인명 피해가 날 뻔한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초속 5m의 바람을 타고 확산되는 불길을 잡는데 적잖은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인접 소방서까지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대원 258명을 비롯해 경찰, 울주군 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등 382명이 투입했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공장 외부에 있던 쓰레기 보관장에서 시작된 불이 건물로 옮겨 붙으면서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오후 1시 11분께도 울주군 서생면 화산리 일원 야산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임야 0.5ha가량이 불에 탔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확인했다.

이 불은 쓰레기 등을 태우다 불이 산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사이렌소리와 소방헬기가 지나가는 소리만 들어도 괜한 걱정이 앞선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밀양 세종 병원 화재 등 최근 대형 참사가 잇따른 탓일 것이다. 

두 화재 모두 제대로 된 소방 설비를 갖추지 않은데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초기 대응 때문에 대형 참사로 이어진 인재로 밝혀지고 있다. 

울산도 이런 소규모 화재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소방도로가 곳곳에 방치되어 있고, 방화문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소규모 병원도 부지기수다.

울산은 특히 공장 화재에도 취약하다. 화재나 폭발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최근 몇 화학업체에서 계속되는 한파 때문에 공정에 문제가 생기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화재가 집중되는 동절기에는 너나 할 것 없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울산은 지난 3일부터 건조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당분간 이런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 하니 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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