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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아줌마’라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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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남 시인
  • 승인 2018.02.06 22:30
  • 댓글 0

일단 무겁고 뚱뚱하게 들린다.
아무 옷이나 색깔이 잘 어울리고
치마에 밥풀이 묻어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젊은 여자들은 낯설어 하지만
골목에서 아이들이 ‘아줌마’ 하고 부르면
낯익은 얼굴이 뒤돌아본다. 그런 얼굴들이
매일매일 시장, 식당, 미장원에서 부산히 움직이다가 
어두워지면 집으로 돌아가 저녁을 짓는다. 


그렇다고 그 얼굴들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
함부로 다루면 요즘에는 집을 팽 나가버린다. 

나갔다 하면 언제 터질 줄 모르는 폭탄이 된다. 
유도탄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진 못하겠지만 
뭉툭한 모습을 하고도 터지면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다.
이웃 아저씨도 그걸 드럼통으로 여기고 두드렸다가
집이 완전히 날아가버린 적 있다.

 

우리 집에서도 아버지가 고렇게 두드린 적 있다. 
그러나 우리 집에서는 한 번도 터지지 않았다.
아무리 두들겨도 이 세상까지 모두 흡수해버리는
포용력 큰 불발탄이었다, 나의 어머니는.

 

김영남 시인

◆ 詩이야기 : 필자는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성향이 몹시 나대는 경우여서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많은 미움을 받으며 자랐다. 특히 아버지로부터는 심한 매질을 당하며 컸다. 반면 어머니는 나의 유일한 안식처이고, 피난처였다.
이 시는 실은 아버지를 저주한 내용이 바탕에 깔려있다. 실화이고, 시 내용처럼 어머니는 지금도 불발탄으로 살고 계신다. 필자도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나. 내 가슴을 드럼통처럼 대신 두드리며 불발탄처럼 산 적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몹쓸 여자에게 아주 가슴 아프게 당할 땐…….


◆ 약력 : 김영남 시인은 199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 시집으로「정동진역」,「모슬포 사랑」,「푸른 밤의 여로」,「가을  파로호」 등이 있다. 중앙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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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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