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해수욕장 식당가 등 외식업계도 오랜만에 손님 북적
현대백화점 동구점, 작년 설 대목보다 매출 5% 이상 상승
지역곳곳 임단협 타결 촉구 현수막 철거 등 거리도 밝아져

“현대중공업 임단협이 타결된 이후 근심만 가득하던 손님들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이번 설 명절은 푸근하게 보낼 수 있을 거 같아 마음이 가볍습니다.”

12일 오후 울산 동구 남목시장. 쌀쌀한 날씨 탓인지 눈에 띄게 손님이 늘지는 않았지만, 시장 상인들 표정만큼은 밝았다. 지역경제 회복을 손꼽아 기다리던 이들에게 현대중공업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은 그 소식만으로도 힘을 북돋는 모습이었다. 

현대중공업의 2년치 임단협이 마무리 되면서 조합원 일인당 받게 되는 성과급 등 타결금은 평균 2,000만~2,400만원 정도. 근로자 수를 2만명 안팎으로 계산하면 4,000억원 이상의 목돈이 풀리게 된다.    

이 때문에 명절 대목을 앞둔 전통시장 등 지역사회는 노사협상 타결 소식이 남일 같지 않은 것. 기자회견과 캠페인까지 벌이며 임단협 타결을 간절히 바랬던 상인들에게 이번 소식은 명절 ‘선물’인 셈이었다.  

남목시장 상인회 권해일 회장은 “아직까지 매출이 급등하지는 않았지만, 손님들 표정이 좋아지다보니 상인들 입장에서 이보다 힘이 날 수 없다”며 “다가오는 설 연휴는 유독 기대가 많이 된다” 고 말했다.   

한결 가벼워진 건 상인 뿐만 아니다. 시장을 찾는 시민들도 ‘한보따리’ 장을 보며 시장에 활기를 더했다. 

지역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일산해수욕장 식당가 등은 오랜만에 손님들로 북적였고, ‘못살겠다’며 한탄하기 바빴던 손님들도 대화 주제가 달라졌다. 

임단협 타결소식은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백화점 동구점 관계자는 “지난해 설 명절과 비교했을 때, 올해 매출이 5% 이상 상승했다”며 “김영란법 개정, 현대중공업 노사협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까지 동구 곳곳에 붙어있던 ‘흔들리는 지역경제를 위한 주민들의 호소’, ‘임단협 타결만이 죽어가는 동구 경제를 살릴 수 있다’ 등 문구가 담긴 현수막도 모두 사라졌다.     

지역 상인들과 함께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던 권명호 동구청장은 “어려운 시기 노사가 서로 힘들 더한 덕분에 지난 주말 동구가 오랜만에 온기로 가득 찼다”며 “이번 임단협 타결을 계기로 동구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경제 살리기를 올해 구정의 화두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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