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  한국 최초 英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유려한 미장센·관능미 흥행 견인  
영국 개봉 韓 영화 중 최고 성적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장편 영화 ‘아가씨’가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가씨’는 미장센과 관능미가 흥행 견인 요소인 것으로 평가된다. 제공=공식 홈페이지
박찬욱 연합뉴스

박찬욱(사진) 감독의 열 번째 장편영화 ‘아가씨’가 18일(현지시간)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이 ‘박쥐’(2009) 이후 7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연출한 이 영화는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했다.

원작 소설과 같이 3부로 구성됐지만 시대적 배경을 1800년대 영국에서 1930년대 조선으로 옮겨 각색했다. 식민지 모순과 계급제도, 정신병원이 공존하는 근대화 시기의 풍경을 펼쳐 보이기 위한 설정이다. 박 감독은 일본 구와나시에서 일본 전통과 유럽 양식이 섞인 건물을 발견하고 영화의 주무대로 삼았다.

대저택 내부를 묘사하는 유려한 미장센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한국인 최초로 2016년 칸영화제에서 ‘벌칸상’을 수상했다. 

‘아가씨’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파격적 동성애 묘사로도 화제를 모았다. 숙희가 히데코의 입 안에 손을 넣어 튀어나온 이를 골무로 갈아주는 장면이 관능적 묘사의 백미로 꼽힌다.

‘아가씨’는 2016년 6월 국내 개봉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428만명을 동원했다. 같은해 5월 칸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하기 전 이미 120개국에 선판매됐다.

원작 소설이 탄생한 영국에서는 지난해 4월 개봉해 135만 파운드(한화 약 20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영국에서 선보인 한국영화 중 최고 성적이고, 영국 내 외국어영화 중에선 2011년 ‘언터쳐블:1%의 우정’(프랑스) 이후 가장 좋은 흥행기록이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권 영화로는 ‘홍등’, ‘패왕별희’, ‘와호장룡’ 등 작품들이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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