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울산여고·울산대 졸업 후 미국 이주… 외가 식구 대부분 울산 거주
“난 미국서 태어난 한국사람”
 한복 변형한 의상 입어 눈길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한국의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이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아리랑’이 평창올림픽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20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아리랑’에 맞춘 환상의 프리댄스로 기술점수(TES) 44.61점, 예술점수(PCS) 41.91점을 합쳐 86.52점을 받았다. 쇼트 댄스 점수 61.22점을 합친 총점은 147.74점으로 전체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이날 민유라-겜린은 한복을 변형한 의상을 입고 소향의 ‘홀로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쳐 이를 지켜보던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민유라의 어머니가 울산 출신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감동도 더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인 민유라의 어머니(지나 주·56)는 지난 1981년 울산여고(27회)와 1985년 울산대를 졸업했다. 이후 사업가인 남편과 결혼, 1989년 미국으로 이주해 1995년 민 선수를 낳았다. 민유라 선수의 외가 식구들 대부분이 울산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유라는 전날 라틴 음악에 맞춘 쇼트 댄스가 정열적이고 발랄한 이미지였다면, 이번 프리 댄스는 애절하고 서정적인 분위기였다.

한국 무용을 연상시키는 동작으로 안무를 시작한 두 선수는 겜린이 제자리에서 민유라를 들어 올리는 첫 과제 스테이셔너리 리프트(레벨4)를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홀로 아리랑’ 가사가 시작되고 한국적인 안무를 이어간 민유라-겜린 두 선수가 원형으로 이동하는 서큘러 스텝 시퀀스(레벨3)에 이어 난도 높은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도 잘 마무리했다.
음악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겜린이 민유라를 들고 직선으로 이동하는 고난도 스트레이트 라인 리프트(레벨4)를 멋지게 해내자 관중석에선 뜨거운 박수가 나왔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민유라는 태극마크의 의미를 묻는 말에 “코리언 프라이드(Korean Pride)”라고 답하고는 “저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엄마가 항상 ‘넌 한국 사람이고 한국말과 한국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저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