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일곱 현인 중 한 사람이었던 솔론은 아테네의 귀족출신으로 시인이자 정치가 겸 입법자였다. 그가 얼마나 현명한지 알고 싶었던 크로이소스가 솔론을 초청해 보물창고를 열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보물들을 보여줬다. 그리고 자신보다 더 행복한 사람을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솔론은 평판이 좋은 자식을 남기고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은 평범한 시민의 이름을 말한다. 내심 화가 난 크로이소스는 그 다음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솔론은 죽기 전까지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던 두 형제의 이름을 말한다. 결국 크로이소스가 분통을 터트리자 솔론은 ‘인생이란 흥망성쇠를 거듭한다. 우리가 지금 잘 나간다고 해서 기고만장하거나 아직도 바뀔 시간이 남아 있는 한 어떤 사람의 행운을 감탄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줄 알았던 크로이소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다.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 이야기다. 

요즘, 한 때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사람들의 몰락을 보면서 솔론의 지혜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권력의 중심에 서서 세상 무서울 게 없었던 사람들의 몰락이나, 우리에겐 낯설게 느껴졌던 ‘Me Too’ 열풍으로 명성의 최고점에서 추락하는 유명 인사들을 보면서 역시 인생 끝까지 살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공공기관과 금융 공기업에서 터진 채용비리로 많은 취업준비생들의 허탈감에 빠졌다. 어느 곳보다 공정해야 할 취준생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친 것이다. 

자신의 능력이나 품성, 역량이 아닌 집안 배경, 부모 직업이 자신의 운명을 판가름하는 것을 보고, 분노를 넘어 청년들이 ‘포기하는 삶’에 안주할까 걱정스럽다. 이미 일본에서는 더 이상 연애도, 가정도, 직장도, 심지어 식사까지 포기하는 ‘득도 세대’가 등장했다고 한다. 좋아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없기에 절망조차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희망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느끼게 한다. 뒤틀린 사회구조는 바로 잡아야 한다. 청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나라의 미래가 있다.

죽을 때가 돼서야 자신이 행복한 인간인지 아닌지 알게 된다는 솔론의 말처럼 지금 힘든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포기하지 말라. 인생 끝까지 살아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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