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2층 발전기실 벽면 물 줄줄
누전·감전 등 안전사고 우려

“2016년 대대적 방수공사 완료
터파기 공사기간 누수 시작”

남구 “2차례 안전진단 문제없어
주민에 3차 현장점검 제안”

지난 24일 서동욱 남구청장이 누수피해를 입고 있는 남구 무거동의 아파트 현장을 방문해 지하층 비상발전기실 누수 원인을 점검했다.

관급공사로 인해 누수 피해가 발생했다며 울산 남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관할 지자체에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남구는 관급공사와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주민들에게 3차 현장점검을 제안했다. 

25일 남구와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100여 세대가 거주하는 울산 남구 무거동의 한 아파트 지하2층 비상용 발전기실 바닥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발전기실 내 환풍구 벽면을 타고 물이 끊임없이 유입되자, 주민들은 누전·감전 등 안전사고가 우려돼 벽면 뒤에 호스를 연결해 물을 빼내기 시작했다.

현장 확인 결과 발전기실 벽면에 물이 스며들어 축축했고 어둡게 변색도 됐다. 벽면과 연결된 호스에서는 물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지하주차장 벽면 곳곳에도 물이 스며든 것으로 추정되며, 페인트와 콘크리트, 방수액이 섞인 뿌연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부 철근 부식으로 시뻘건 녹물도 군데군데 목격됐다.

입주자대표회장 A(70)씨는 “준공된 지 20년이 지난 아파트라 지난 2016년 대대적인 방수공사까지 시행했었다”며 “그동안 별 문제가 없었는데, 발전기실에서 처음 물이 흘러나온 시점이 공영주차장 터파기 공사기간과 겹치고 있어 공사로 인해 지하수가 아파트 쪽으로 흐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누수가 집중되는 곳이 발전기실이어서 안전상 문제가 더 클 수 있다”며 “더이상 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B(48)씨는 “최근 대규모 화재 등이 잇따라 발생해 불안감이 커져있는 가운데 우리집 아래에서 이런 불안한 모습이 포착돼 우려가 크다”며 “최근 인근에서 공영주차장 조성공사가 진행되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입주자대표회는 국민신문고를 비롯해 관할 지자체인 남구청, 울산시 등에 그동안 7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다.

남구는 사업비 86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0월 지상 6층 규모의 공영주차장 복합건물 조성공사를 시작했다. 건강생활지원센터와 145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이 들어서며 올해 10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지하 1층 기계실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정률은 16% 정도다. 이 공사는 누수문제가 발생한 아파트와 직선거리로 70m 떨어진 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민원해결을 위해 남구는 2차례에 걸쳐 토목·건축기술사 등으로 구성된 안전관리자문단과 함께 현장을 집중 점검했다. 점검결과 아파트 누수현상은 공사와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문위원들은 “공사 현장과 해당 아파트 사이는 거리가 멀고, 만약 지하수를 건드렸다면 공사장에 인접한 다른 건물들에 먼저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구 관계자는 “공영주차장 터파기 공사 과정에서 지하 5.6m까지 파내려갔으나 물이 흘러나온 일은 없었다”며 “공사장 지하 8~9m 지점에는 지하수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에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주자대표회 측에 타지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3차 현장점검을 제안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 24일에는 서동욱 남구청장이 민원 현장을 직접 방문, 지하층 비상발전기실 누수 원인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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