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유사-석유화학기업, 전기차 시대 준비
S-OIL, 올 하반기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 상업가동 화학제품 생산
SK이노, 석유화학·전기차배터리로 사업전환 2020년까지 10조 투자
한화케미칼, 위생 제품·산업용 접착제 원료 ‘수소첨가수지사업’ 박차 
롯데케미칼, 북미ECC 완공·여수NCC 증설…합성고무도 실적 합세 
LG화학, 자동차전지·소형-ESS 전지 분야 등 신사업 육성 투자 집중

 

울산지역 정유사와 석유화학기업들이 지난해 호황기 때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올해 석유화학분야에 대한 투자와 사업 다각화에 나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유사들은 전기차 시대의 도래에 앞서 정유사업의 성장이 불투명해 짐에 따라 석유화학사업으로의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OIL은 올해 하반기부터 울산에서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를 상업가동하며 폴리올레핀, 폴리프로필렌 등 화학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화학제품 판매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울산 동북화학을 인수하며 석유화학사업을 본격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미국 최대 석유화학회사인 다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 정도를 들여 인수한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에틸렌아크릴산사업부의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중국 화학계열사인 중한석화에 2020년까지 7,400억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사업중심을 정유사업에서 석유화학, 전기차배터리로 전환하기 위해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이처럼 지역 정유사들이 석유화학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정유사업의 성장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유사업을 기반으로 석유화학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할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유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은 최근 발표한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확대와 차량공유 서비스 확산으로 석유 수요가 2040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에틸렌 등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지난 10년 동안 연간 3% 이상 늘어났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1인 가구 증가, 인도 도시화 가속, 전자상거래 확대에 따른 포장재 수요 증가 등이 석유화학사업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적인 석유화학기업들도 올해 기존 역량을 강화하면서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공격경영을 펼친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고부가 석유화학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위생 제품과 산업용 접착제의 원료인 수소첨가수지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에는 북미 ECC(에탄 크래커) 완공과 여수 NCC(나프타 크래커) 증설에 집중한다. 1월부터 상업생산을 가동한 롯데 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는 합성고무 생산으로 롯데케미칼 실적 향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LG화학도 과감한 투자에 나선다. 기존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육성 등에 3조8,000억원을 투입해 기초소재 부문의 고부가사업 원료 확보와 자동차전지, 소형 및 ESS 전지 분야 투자를 집중한다. 
석유화학 호황이 올해 들어서는 수그러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신규 에탄분해시설(ECC) 가동이 시작되는데다 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ECC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는 올해 말이나 가능하고,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안정화되고 있으며, 수요 증가로 올해 초 오히려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한 점 등을 들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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