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대화 용의 있다”

문재인 대통령, 평창 모처서 접견
미국과 조속한 대화 필요성 강조

막판 실무자 비공식 접촉 기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보좌관이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조우했지만 아쉽게도 개회식에 이어 이번에도 북미간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오전 경의선 육로를 통해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했다. 관전포인트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대화 중재 속에 김 부위원장과 이방카 보좌관이 폐회식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거나, 더 나아가 북미 대표단간 탐색대화가 성사될 지 여부였다.

이방카 보좌관을 필두로 하는 미국 대표단은 26일 오전 귀국을 앞두고 있어 북미 간 탐색 대화가 이뤄지려면 이날 밖에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문 대통령도 북미간 비공개 회동을 주선하는데 안간힘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 문 대통령은 폐회식 시작 전인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평창 모처에서 북쪽 대표단 8명 전원과 접견을 한 뒤 김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남쪽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이 배석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김 부위원장과 이방카 보좌관간 인사도, 북미간 대화접촉도 없었다고 청와대는 확인했다.    

이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발표한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접견 자리에서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공동입장을 해서 전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다. 남북의 이런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북측 대표단은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하자, 북측 대표단도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폐회식 VIP석에서 김 부위원장과 이방카 보좌관이 인사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북미간 인사는 없었다”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번 폐막식기간 동안 북미 접촉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도 평창에서 내외신 기자들에게 “(폐회식을 계기로) 북한 사람들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미리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방카 보좌관에게 북미 접촉을 강하게 주문하면서 이방카 보좌관-김 부위원장간 접촉은 아니더라도 북미 실무자들간 비공식 접촉이 이뤄지는 것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다음날인 지난 10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미국 펜스 부통령이 청와대에서 회동하기로 예정돼있었지만, 회동 2시간 전 북측이 취소 통보를 하면서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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