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권위주의와 남성 우월주의가 만연한 우리사회의 치부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만연된 성폭력의 실태가 낱낱이 드러나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겠다.

이런 측면에서 어제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호응해 사법당국이 적극적으로 수사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에 적극 공감하는 바이다.

문 대통령은 사법당국을 향해 “특히 강자인 남성이 약자인 여성을 힘이나 지위로 짓밟는 행위는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어떤 관계든 가해자 신분과 지위가 어떠하든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끄럽고 아프더라도 이번 기회에 실상을 드러내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문화와 의식이 바뀌어야 하는 만큼 범사회적 미투운동 확산과 각 분야별 자정운동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모두가 존엄함을 함께 누리는 사회로 우리 사회 수준을 높인다는 목표로 근원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도 함께 주문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는 공공부문 성희롱 성폭력부터 먼저 근절한 다음 민간부분까지 확산시킨다는 단계적 접근을 해왔으나, 이번 미투 운동을 보며 공공·민간을 가릴 일이 아니란 것을 분명히 인식하게 됐다”며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젠더폭력을 발본색원한다는 생각으로 유관부처가 범정부차원 수단을 총동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와 함께 성폭력 처벌과 피해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여성단체 및 정부와 각각 간담회를 열어 관련 대책을 모색했고, 야당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성폭력 근절 법안을 내놓으며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울산도 성폭력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미투는 다른 시·도의 문화예술계나 여성에게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아직까지 지역에서는 ‘미투’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몇몇 인사들의 퇴출만으로 우리 사회의 성 의식을 개선하기 어렵다. 용기를 낸 피해자들의 외침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와 보조를 맞춰 지역사회에서도 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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