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다음 달 한미 금리 역전이 유력해졌다.
한은은 27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한미 금리 역전이 눈앞에 다가온 모양새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달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 예정이다. 다음 달 회의에서 연준은 현재 연 1.25∼1.50%인 정책금리를 1.50∼1.75%로 올릴 것이 유력하다.
전망대로라면 한미 금리는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에 역전한다.
통상 한미 금리 역전 때 가장 큰 우려는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다.
선진국보다 투자 안정성은 낮은데 수익률인 금리도 낮아지면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처를 찾아 한국에서 자금을 빼낼 수 있다.
그러나 자본유출 우려는 크지 않은 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한은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된 1999년 7월∼2001년 3월에 외국인 자금은 147억 달러, 2005년 8월∼2007년 9월엔 75억 달러 각각 순유입됐다. 금리 차가 외국인 투자를 결정하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국가 신용등급이나 기업 실적, 장기 경제 전망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당분간은 외국인 증권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외환보유액이 상당한 수준이고 경상 수지도 상당폭 흑자가 지속하는 점, 외국인 채권 자금 주체 중 장기투자 행태를 보이는 공공 자금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