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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리 칼럼] 정선에서 울산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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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호 (사)공동체창의지원네트워크 상임이사
  • 승인 2018.03.01 22:30
  • 댓글 0

과거 석탄산업 쇠퇴와 인구 감소로 위기 맞은 정선
지역 활성화 방안으로 카지노 선택했지만 부작용도  
울산도 미래 위한 올바른 산업대책 서둘러 마련해야

 

이철호 (사)공동체창의지원네트워크 상임이사

눈발이 매섭던 지난주 정선군 도시재생지원센터로 컨설팅을 다녀왔다. 정선군 도시재생지원센터와의 인연은 센터를 만들기 이전에 자문단 일원으로 참여하면서부터로, 꽤 긴 시간을 두고 알아온 만큼 관심과 호기심에 대한 충족으로 사례학습을 해 오는 도시 중 하나이다. 


정선은 울산과 닮은 젊이 많다. 정부의 산업정책으로 인한 도시의 형성과 개발, 1980년 사북사태로 표현되는 노동항쟁, 1970년대 정부의 노동3권 탄압 등으로 인해 열악한 노동 상황에 처해있던 중 경영주의 부당한 임금책정과 노조지배에 대한 불만, 공권력의 사측과 유착 등에 참다못한 탄광 노동자들의 시위 등. 편파적이고 강압적인 수사와 고문이 포함된 조작으로 노동자들을 폭도로 몰았지만, 이후 사회적 기여로 인정 받았다는 측면 등이 그렇다.


1980년대 울산으로 이어지는 노동운동의 출발점으로의 가치나 1995년 지역주민들의 지역경제 회생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투쟁으로 이어지는 등의 다른 가치들은 차치하고서라도 고한·사북지역의 경험은 이미 이 지역만의 경험이 아닌 경제위기 상황의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국내 사례가 아닐까 한다.


사북·고한지역은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사업이 시작되면서 폐광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석탄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근로자대책비와 광업권자 지원, 광해대책비 등을 지원했다. 석탄산업합리화사업 이전에도 석탄산업의 쇠퇴는 이미 시작된 일이었고 탄광지역 진흥 시책이라는 이름으로 생활환경 개선사업이나 학자금 지원과 같은 지역주민의 소득보조 사업 위주였으나, 합리화 사업이 추진되면서부터는 대체산업의 발굴육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의 정주의식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주관부처가 달라 지역개발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결여됐고 유기적인 공조체제에 문제가 있었다. 탄광지역의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인구의 급속한 역외유출로 지역이 공동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기존의 광산지역종합개발사업은 유명무실하게 됐고, 폐광사후대책도 산림훼손 복구에만 치중돼 여타 광해 및 폐군가, 폐시설물이 그대로 방치돼 여러 문제들을 낳았다.


이러한 탄광지역진흥사업의 추진과 별도로 지역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지역주민의 다양한 노력이 전개됐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1995년 2월 지역주민 수천명이 지역경제 회생에 관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에 돌입하게 되면서, 당시 통상산업부는 감산지원 위주 탄광지역 정책에서 탈피해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쪽으로 전환하겠다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폐광지역을 고원 관광지역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카지노를 유치하겠다고 대책안을 제시했다.


그 이후의 상황들은 모두가 잘 알 것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예상하지 못해서 문제화된 것은 아니다. 당시 정책결정자들은, 카지노의 사회적 문제와 양면성에 대한 여러 문제 상황을 인지했고 업체의 경영 투명성이나 돈세탁 방지 같은 문제에도 상당 부문 고려를 했다. 내국인 대상 크래딧과 콤프를 금지하는 것과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계획을 세웠다. 


입장료 부과와 영업시간의 제한은 2018년 4월에서야 20시간 운영에서 18시간으로 감소했고 콤프는 여전히 운영 중이다. 크래딧의 필요가 없을 만큼 전당포와 사설 대부업체들이 넘쳐난다. 경영의 투명성은 채용 비리 등의 사건 등을 통해 충분히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선의 지역 활성화 방안 핵심이 산악관광, 스키장, 내국인 카지노였다면 울산이 그리고 있는 미래는 무엇일까? 산하지구 개발과 진하마리나 사이의 산업단지가 호텔과 리조트, 내국인 카지노로 이어지는 나쁜 상상을 하다 혼자 손사래를 쳐 본다.


1978년 14만명이었던 정선 지역의 인구는 불과 10년 뒤부터 석탄산업합리화로 인한 감축이 가속화된 이래 현재는 대략 3만8,0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정선군 전체에서 고한·사북지역으로 축소하면 인구수는 더욱 충격적이다. 울산은 정선의 어디쯤의 시기와 비교할 수 있을까. 동구는 사북의 어디쯤, 고한은 북구의 어디쯤일까.


울산의 20년 후, 발칙한 상상을 벗어내고 마음껏 희망하며 살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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