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징계 절차 밟을 것"…명지전문대 연영과는 남자 교수 전원 성 추문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연극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의 파급력이 대학가로 확산하고 있다.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가 홍익대 교수로 임용됐다가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을 방관 또는 조력했다는 의혹 때문에 강의에서 배제된 것으로 2일 나타났다.

홍익대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전임교원으로 임용된 것은 맞다"며 "이번 학기 강의에서 배제했으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익대에 따르면 김 대표를 공연예술대학원 부교수로 선발한 교수 임용 절차는 지난해 10월 시작됐다. 11월 1차 합격자가 발표됐고 12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면접이 이어졌다.

신규 교원 명단은 지난달 14일 발표됐는데,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시작된 날이다.

홍익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알려지기 전까지 몇 개월에 걸쳐 임용 절차가 진행됐던 것"이라며 "임용이 이미 확정된 상황이지만, 강의를 주지 않음으로써 일단 교수 직무를 정지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김 대표가 수업을 맡더라도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교수직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그를 둘러싼 의혹이 확인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드러난 의혹의 수위를 고려할 때 감봉이나 정직 수준의 징계는 합당하지 않다고 보고 해임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연극계에서 '이윤택의 페르소나'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이 연출과 함께 연희단거리패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연출의 방에서 안마를 강요당했던 피해자들은 김 대표가 이 연출의 방에 들어가 안마하라고 적극적으로 지시했다는 증언을 내놓고 있다.

명지전문대에서는 연극영상학과 교수진 5명 중 남자 교수 3명이 모두 성 추문에 휩싸였다.

이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배우 최용민은 과거 극단 활동 중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자 지난달 28일 사과와 함께 교수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두 남자 교수도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모 교수는 지난달 26일 학과장 등 보직에서 해임됐으며 이모 교수는 학생회에 사과문을 제출하고 학교의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갑자기 새로 학과장을 맡게 된 권경희 교수는 "바로 옆에서 못 보고 못 들은 저의 어이없는 둔감함에 기가 막힌다"며 "학과는 피해 학생들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엄중한 처벌을 학교 당국이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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