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IoT 접목 3차원 곡면 자동 성형… 연 100억 절감
‘곡 성형 로봇시스템’ 검증 완료
생산성 기존 대비 3배 이상 높여
스마트조선소 도약 핵심 기술
4차 산업혁명 기반 혁신 주도

현대중공업이 선박 건조에 적용 중인 ‘자동 곡 성형 로봇시스템’.

자동화가 어려웠던 조선 제조 현장에도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작업하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IoT(사물인터넷)·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3차원 곡면 형상을 가진 선박의 앞·뒷 부분 외판을 자동 성형하는 ‘곡 성형 로봇시스템’을 도입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로봇을 1년여 간 작업장에 투입해 검증을 마쳤다.

이 로봇시스템은 기존에 작업자가 화염가열을 통해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곡 성형 작업을 고주파 유도가열과 자동 가열선 생성 기능을 갖춘 6축 다관절 로봇을 이용, 자동화할 수 있도록 표준화시켰다.

현대중공업이 로봇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보다 생산성 때문이다.

곡 성형 생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는데, 이번 로봇 적용으로 기존보다 3배 이상 생산성을 높이고,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품질도 향상된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곡 성형 자동화의 성공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로봇 및 ICT(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을 통해 이뤄졌다. 

이 같은 기술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조선산업의 생산성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보다 체계화된 시스템과 인공지능기술을 연계해 완벽한 품질의 곡 블록 제작이 가능한 전문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선박 선체의 곡 블록 모습.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곡 성형 로봇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조선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부합되는 핵심 기술”이라며 “10~20년 장비 수명을 고려할 때 약 1,000억~2,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기술 중심의 경영 혁신을 선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조선업계 최초로 ICT기획팀을 신설하고,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영입, ICT와 조선기술 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복잡한 작업 현장의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자율 이동, 작업이 가능한 선박 용접 및 도장 자동화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조선소의 비정형화된 작업 특성으로 인한 생산 자동화 확대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뿐만 아니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소들은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은 장기 불황을 겪은 데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사 관계 악화 등으로 인해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업은 비정형화된 작업 특성상 자동화가 어려웠으나,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이를 극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특히 우리나라 조선소들은 중국 등 조선 신흥국과 인건비 측면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보니 이 같은 시도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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