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소리 차량 일사불란… 꽉 막힌 도로 ‘모세의 기적’
왕복 2차로 퇴근시간 겹쳐
시민들 자발적 ‘길 터주기’
150ｍ 거리 1분만에 뚫고
화재현장 도착 15분만에 진화
지난 4일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는 소방차를 위해 꽉막힌 도로가 뚫리는 일명 ‘모세의 기적’이 울산에서 또다시 일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34분께 울산시 북구 농소동의 한 애견숍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가게는 차량 통행량이 많은 왕복 2차로변, 전통시장 입구에 위치해 있어 화재 당시 소방차가 출동할 때도 도로 양방향으로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이에 따라 덩치가 큰 소방차가 지나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접근하는 즉시 줄지어 선 차들이 길을 비키기 위해 도로가장자리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소방차는 차로 꽉 막힌 약 150m의 거리를 1분 만에 뚫고 화재현장에 도착, 15분만에 화제를 진압할 수 있었다. 일련의 장면은 출동한 소방차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출동한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자가용과 시내버스 등 도로를 운행하던 모든 차가 서둘러 길가로 이동해준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빨리 출동할 수 있었다”면서 “사이렌을 울리는 소방차를 보고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시민의식을 발휘해줬다”고 밝혔다.
애견숍 화재로 애견 7마리가 죽고 애견숍 내부 10㎡가 불에 타 소방서 추산 1,1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휴일을 맞아 영업하지 않던 애견숍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울산에서는 지난 2015년 6월에도 북구 무룡터널 안에서 터널을 꽉 채운 차들이 교통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119구급차에 길을 비켜주는 일이 일어나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