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혹독했던 겨울 추위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개최한 평창 동계올림픽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2002년 6월 29일 한일월드컵의 마지막 날엔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이 침범했다. 동시에 우리 고속정의 퇴거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 기습포격을 가해 25분간의 교전 끝에 25명의 젊은 장병들이 희생을 치른 영웅들이 있다.

2010년 3월 26일은 서해 백령도 해상 인근 한미합동 군사훈련 중 천안함 선미에서 알 수 없는 원인의 폭발이 발생했다. 해군 장병 46명의 실종 또는 사망했고 수색과정 중 실종자와 천안함 인양과정에서 한주호 해군 준위가 순직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서해수호의 날’은 이와 같은 우리 국군장병들의 희생으로 일궈낸 영해에 대해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결집하고자 법정기념일로 제정하고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삼면이 바다인 지형적 여건 속에 조선왕조 500년이라 자부하는 우리는 그 배경에 주변 열강들의 침략의 치열한 역사를 빼놓을 수 없다. 삼국시대를 거쳐 일본, 러시아 등 주변 제국주의 열강들의 끊임없는 영토야욕에 굴하지 않고 민족의 명맥을 이어갔다. 이후 냉전 시대를 거쳐 민족 간의 체제 논리 갈등에서 시작한 불씨가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호국정신은 우리 민족 유전자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며 동족상쟁의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바람 속에서 북한은 화전 양면전술로 한반도 정세의 불안을 도발하고 있으며 인류의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어김없이 그 전략을 드러내고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정전상태가 진행 중인 지금 38선을 가운데로 마주하고 가까이 위치한 강원도 평창에서 올림픽을 무사히 치러낸 과정 속에는 국군장병들의 고요한 침묵과 부동의 철통경계가 있었기에 전 세계 스포츠인들이 최선을 다해 기량을 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정치와 경제, 군사력 등 다각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세계 속에서 주변국들과 마주하고 있는 서해를 굳건히 지켜나가는 국군장병들에게 희생과 헌신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하루가 다가오고 있다.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에 서해수호의 다짐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동참하며 그 의미에 가까이 다가 가보는 시간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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