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울산지역 청년취업정책 현주소<하>턱없이 부족한 취업인프라

어학·컴퓨터 등 학원 절대 부족
정보력도 타 지역에 크게 밀려

대학 적어 청년층 유출 불가피
학과 한정돼 직종 선택에 한계

市 “취업캠프 등 방안 모색”
대학 유치 등 근본대책 필요

울산 청년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아나운서 지망생인 김모(25·여)씨는 주말마다 부산으로 원정을 떠난다. 아나운서 아카데미와 스터디 활동 등을 위해서다. 

김씨는 “울산에서 스피치학원이나 스터디를 찾아봤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부산까지 오게됐다”며 “울산에서는 미래를 꿈꿀만한 확실한 일자리가 없어서 부산, 대구 등 타 지역에 취업을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취업을 위해 타 지역으로 유학을 떠나는 일은 김씨 뿐만 아니다. 경영, 교육, 예술 등 비이공계 청년들이 타 지역으로 가는 일은 흔하다. 양질의 일자리가 적은 만큼 그에 따른 취업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울산지역에는 ‘스펙’의 가장 기본적인 영어, 컴퓨터 등 학원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13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지역에 등록된 성인영어학원은 5곳, 컴퓨터학원은 10곳으로, 몇몇 학원은 방학기간 등에 한달 전에 미리 등록해야만 겨우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들은 울산에 취업인프라가 없다보니 면접 스터디를 꾸리거나, 대외활동 등 ‘스펙’을 만들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보력’ 측면에서 타 지역 학생들보다 크게 밀려서 울산을 떠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예 타 지역으로 대학진학을 매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울산의 한 종합대학의 경우 지난 2013년까지 59.98%가 지역 신입생이였지만, 올해는 51.75%로 지역 학생수가 감소했다. 

이에 울산시도 청년층 취업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울산시 관계자는 “청년층 인구가 최근 많이 유출 돼 취업지원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며 “면접, 자기소개 등 실천위주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 올해 신규사업으로 취업캠프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업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청년유출을 막고, 다양한 직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신규대학 유치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울산발전연구원 정현욱 박사는 지난해 울산 인구정책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고교 졸업자 80%가 타 지역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울산의 인구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신규대학 유치, 서비스산업 육성 등 다변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지역에서 대학을 나오면 청년들이 그 지역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울산지역은 대학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청년층이 유출될 수밖에 없다”며 “신규대학이 설립되면 여러 과가 생기고, 거기에 맞는 업종이 늘어난다. 특히 최근에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 같은 산업구조 변화를 통해 젊은 층 일자리 확보가 필요한 시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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