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지수 연동 임금 1.9% 인상 합의
 올 임협 소모적 논쟁 없이 초고속 타결

 교섭 일주일만에 잠정합의
 조합원 90.34% 찬성 타결

“안정적 노사관계 기반
 새로운 사회적 가치 창출”

 지역 사업장 임단협 임박
 現重·현대차 등 난항 예고

15일 서울 SK서린사옥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2018년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에서 김준 총괄사장, SK에너지 조경목 사장, 이정묵 노조위원장이 조인서에 사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교섭 일주일만에 마무리했다. 지난해 노사가 매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한다는 원칙에 합의하면서 사실상 이번 협상에 쟁점은 없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줄다리기를 이어오던 노사 교섭 관행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15일 SK이노베이션은 서울 SK서린사옥에서 김준 총괄사장, SK에너지 조경목 사장, 이정묵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타결 조인식을 하고,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23일 상견례로 올해 임금협상을 시작한 노사는 교섭 일주일만인 이달 2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은 지난 12일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역대 최고 찬성률인 90.34%의 지지를 얻으며 통과됐다.

그동안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렸던 협상을 일주일로 단축한 것은 노사가 지난해 임단협에서 ‘매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한다’는 원칙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사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해 1.9%로 합의했다. 노사가 줄다리기를 할 쟁점이 없었던 셈이다.

노사는 관련 법규와 단체협약에 따라 주기적으로 임금 교섭은 벌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도 소모적인 협상 과정을 줄일 수 있다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임금협상이 길어지면 경영진은 경영에 온전히 전념하지 못하고 구성원들의 생산성도 떨어지게 되는데 새로운 임금교섭 방식이 그 같은 문제를 완전히 해소했다는 게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정묵 노조위원장은 “갈등과 투쟁 일변도의 노사 문화가 이제는 사회와의 상생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데 조합원 모두가 뜻을 함께해준 결과”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조합원 찬성률이 지난해보다 16.77%p 높아진 것에 대해서도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노사문화가 만들어진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김준 사장은 “노사는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착한 노사문화를 선택했다”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딥 체인지 2.0의 큰 성과뿐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SK이노베이션 노사의 행보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진 노사 문화와는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노사는 지리한 교섭을 이어왔다. 각자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교섭은 노사의 심리적 싸움뿐만 아니라 현장 조합원들과의 정치적 관계도 고려됐다. 서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노조가 파업 등 쟁의로 투쟁 수위를 높이며 대립각을 세우면 교섭은 수개월을 넘어 해를 넘기기도 했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6·2017년 교섭을 올해 초 겨우 마무리했고, 간간히 연말 타결을 했던 현대자동차도 30년 노사 역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올 초 교섭을 마무리했다.

대부분 사업장은 4~5월께 상견례를 시작으로 협상에 돌입한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사는 경영위기를, 노조는 고용안정과 조합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최소한의 임금 인상 등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서있다. 이미 전력이 있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울산의 여러 사업장이 올해 교섭에서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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