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프로듀싱까지… 싱어송라이터 스터디 ‘싱송라’

작년 결성 현재 2기 멤버 활동
매주 월요일 모여 자작곡 작업
20대∼40대 음악으로 소통
“지역 문화계 자작곡 열풍
아마추어 무대 넓혀가고 싶어”

울산 싱어송라이터 스터디 ‘싱송라’는 지역에서 자작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무대가 넓혀지길 바란다. 지난해 플러그인에서 열린 ‘싱송라 크리스마스 파티 단체사진’.

#직장생활 4년차 직장인 김 씨는 오늘도 칼퇴근에 실패했다. 불 꺼진 사무실을 나서며 자연스레 귀에 이어폰 꼽고 음악을 듣는다. 마치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노래들이 흘러나온다. 김 씨는 ‘업무 스트레스, 밀린 카드값 등 힘든 내 상황을 절절한 가사로 시원하게 풀어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 모임의 뒤풀이 자리. 술안주로 마른 오징어가 올라오자 이를 주제로 한 흥얼거림이 시작된다. 오징어의 생김새부터 배 갈라 건조돼 버리고 마는 그의 삶을 추모하는 내용까지. 어설프지만 리듬 타게 만드는 기타 연주는 덤이다.

요즘 대중가요계는 ‘싱어송라이터’ 전성시대다. 7080세대 가수들뿐만 아니라 작사, 작곡에 프로듀싱까지 하는 20대 가수들도 대폭 늘어났다. 이처럼 다양한 감정들을 솔직담백한 노래로 직접 창작하는 ‘싱어송라이터’ 문화가 대중화된 가운데 울산에서도 자작곡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들이 있어 주목할 만 하다.

바로 울산의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작사·작곡·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스터디 ‘싱송라’다. 현재 2기 멤버들이 활동 중인 ‘싱송라’는 지난해 5월 울산인디밴드 ‘룬디마틴’의 김민경 씨가 주축이 돼 꾸려졌다. 지난 1기 활동으로 만들어진 곡만 해도 30여곡.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모여 자작곡 작업에 몰두한 결과다.

‘싱송라’는 지역에서 자작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창작곡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상향평준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전문 뮤지션들과 일반인들이 ‘싱송라’에서 한데 섞여 이야기하며 ‘평범함’과 ‘특별함’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길 바란다는 거다.

김민경 씨는 “울산에서 자작곡 공연이 거의 없다보니, 스스로 음악 작업을 해보면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떠나 모두가 곡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이들은 20살 대학생부터 49살 중년까지 세대불문하고 ‘음악’으로 소통한다. 조를 바꿔 2~4명씩 개인곡 또는 단체곡을 쓰는데, 모두 다른 가사와 멜로디가 만들어진다.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장에 써내려가듯 일상 이야기에 멜로디를 붙이고 2~3분짜리 곡으로 탄생시킨다.

또, 이들이 노래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개인의 예술성을 인정하는 거다.

김 씨는 “곡을 만들 때 훅이나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음악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이고, 전혀 어려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매주 모임은 진행하되 2~3주에 걸쳐 곡 작업을 차곡차곡 진행할 계획이다. 정식 악보를 만들고 녹음도 해서 영상물과 음원 등의 기록물로 남기겠다는 거다. 

앞으로 ‘싱송라’는 지역문화예술계의 자작곡 열풍을 일으키고,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무대를 넓혀가고 싶다. 김 씨는 “지난해 열렸던 각종 문화예술행사들에 연계해 참여했었는데 올해도 많은 교류가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며 “울산 싱어송라이터들이 모여 플러그인에서 일요일마다 오픈스테이지를 운영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함께 배워가고 알아나가는 과정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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