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과 첫 인터뷰…"노조와 필요하면 만나겠다"

차이융썬(柴永森) 중국 더블스타 회장이 지난 16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본사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차이융썬(柴永森) 중국 더블스타 회장(총경리)은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금호타이어의 발전을 위한 것이며 '먹튀' 같은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차이 회장은 지난 16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본사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금호타이어 노조와 지역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먹튀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작년부터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 이래로 더블스타 고위임원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이 회장은 "(먹튀 사례로 언급되는)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는 무려 14년 전 일"이라며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그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상하이차와 경우가 다르다는 근거로는 금호타이어 인수가 기술력을 취득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했다.

차이 회장은 "더블스타는 트럭·버스용 타이어(TBR) 분야에서 금호타이어보다 우수하고 금호타이어는 승용차용 타이어(PCR) 분야에 강점이 있다"며 "인수 후 서로 다른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하며, 금호타이어 PCR 분야를 다른 곳에 넘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더블스타는 최대 주주로서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고 이를 금호타이어의 채무로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 "금호타이어가 부도나면 더블스타도 큰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후 고용을 보장(3년)하고 본사를 한국에 두는 등 독립경영을 하는 한편 국내 공장에 생산설비 개선 등의 투자도 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재무 악화 요인인 중국 법인의 경우 수요자 중심으로 바뀐 중국 타이어 시장에 적응하도록 체질을 개선해 정상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금호타이어 측의 핵심 요구사항인 '3승계'(고용보장, 노동조합, 단체협약) 중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부분에 대해 "처음 듣는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지난 12일 해외 매각에 반대하며 고공 농성하는 노조 대표들과 만나 "고용보장, 노동조합 유지, 단체협약 승계 등 회사의 핵심 요구사항을 더블스타에 전달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차이 회장의 이날 발언은 노조의 요구사항과 관련해 금호타이어 사측과 더블스타 간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구체적인 합의까지 진행되지는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차이 회장은 노조가 반대하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노조와 회사가 한마음이 되지 않으면 회사가 잘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조와 직접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노조와의 대화에 개방적이다. 필요하다면 이른 시일 내에 노조를 만나러 (한국에) 갈 수 있다"고 답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를 신청해 청산하게 되면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해로운 것이 2개 있을 때 덜 해로운 것을 선택하고, 이로운 것이 2개 있으면 더 이로운 것을 택하라는 속담이 있다. 노조를 설득하는 일은 어렵지만, 마음으로 소통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인수 후 경영정상화를 통해 세계 상위 10위 기업으로 성장하고, 5∼8년 안에 5위 기업으로 뛰어오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차이 회장은 2013년 4월부터 더블스타를 이끌고 있다. 그 전에는 중국 가전기업인 하이얼(Haier) 그룹에서 29년간 근무하면서 글로벌 운영부문장 등을 지냈다가 칭다오시 정부 결정에 따라 더블스타로 자리를 옮겼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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