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세계에서 가장 먼저 출현한 단어는 ‘환토(圜土)’로 알려졌다. 흙벽으로 둥글게 두른 형태를 ‘둥글다’는 뜻의 圜(환)으로 적었다. 다음 단어는 영어(囹圄)다. <<예기(禮記)>>에서 사람을 가축의 우리 등에 가두고 행동을 제약(制約) 한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이를 보면 옛날엔 죄 지은 사람을 가축과 함께 가두는 것이 관행이었다.

반면 범법자를 가두는 감옥(監獄)이라는 단어가 중국에서 등장한 것은 청(淸)나라 이후였다. 獄(옥)은 주로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송사(訟事)를 뜻하는 글자다. 그러다 다툼에 이은 구금 등의 뜻이 담겨 지금의 감옥이라는 단어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감옥에 갇히는 사람이 囚(수)다. 요즘 말하는 죄수(罪囚), 수인(囚人) 등이 대표적이다. 囚徒(수도) 또는 囚犯(수범)으로도 적었다.

2000년, 2007년 제1,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서훈 국정원장이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남북대화 전면에 나섰다. 비밀인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국정원장은 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이후부터 국민들의 관심에서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남재준·이병기·이병호 등 세명의 전 국정원장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나란히 죄수로 불려나왔다.

검찰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 10여 가지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헌정(憲政)사상 네번째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은 향후 법정 공방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구속을 감수하면서도 수사 과정이 아닌 재판 과정에서  정면으로 법리 다툼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흔히 ‘감옥에 갔다’면 ‘빵에 갔다’고 한다. 1년 새 전직 대통령 2명이 ‘빵’에 갈 수도 있게 됐다. 대한민국 대통령 잔혹사의 유일한 예외였던 그도 비극의 대열에 섰다. 세계에 이런 나라는 없을 것이다.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제도라도 고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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