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6개월 사이 여자친구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으면서 이에 앞서 숨진 또 다른 여자친구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의 피의자와 사귄 여자친구 3명이 모두 사망하면서 연쇄살인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1년여전 병으로 숨진 피의자 여자친구의 죽음도 석연치 않다고 보고 다시 수사를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미 병사로 처리돼 화장까지 끝난 이 여성의 죽음에서 새로운 범죄 혐의점이 나올지, 만약 혐의점이 있다면 이를 입증하는 것이 가능할지가 재수사의 핵심이다.

지난해 6월 숨진 A(여·23)씨와 이 사건의 피의자 B(30)씨는 연인을 넘어 사실혼 관계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 사망 약 한 달 후인 7월 또 다른 여자친구 C(21·여)씨를 살해해 암매장하고, 이후 교제한 D(23·여)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숨진 후 B씨와 교제한 여성 2명이 잇따라 살해된 것이다.

B씨는 당시 스스로 병원에 와서 약 3일 동안 입원했다가 숨졌다. 진료 과정에서 확인 결과 몸에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의사는 A씨의 사망원인을 뇌출혈로 진단했다.

경찰은 차트 원본 등 A씨 사망 당시 병원 기록을 먼저 확보할 방침이다. 경찰이 기록을 자체 검토하고, 의료 관련 전문 기관에 의뢰해 A씨의 사인이 당시 진단된 내인적 요인에 의한 뇌출혈 이외 다른 가능성은 없는지 자문할 계획이다.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자문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당시 A씨와 관련된 통신기록, 주변 증언 등에 대해 수사하고 구치소에 수감 중인 B씨에게도 A씨의 죽음에 대해 추궁할 예정이다.

하지만, 새로운 범죄 혐의점이 나오기는 힘들다는 예측에 좀 더 무게가 쏠린다. 사망 당시 의사가 이미 A씨의 사인을 확인했고, 이후 D씨 살인사건을 수사했던 강남경찰서에서 당시 A씨 사망 사건을 한 번 더 조사했지만 혐의점이 나오지 않았다.

가장 큰 증거인 A씨의 시신이 화장됐다는 점도 수사의 큰 장애물이다.

실제 B씨가 A씨를 살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B씨와 A씨는 매우 각별한 사이였고, A씨가 숨지자 크게 상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이후 교제한 D씨를 살해한 이유도 D씨가 죽은 A씨를 험담해서라는 진술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21일 "B씨와 A씨와의 관계는 다른 피해자들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라며 "A씨 사망 이후 B씨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이후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씨가 교제한 여성들을 살해한 정황이 이미 드러났고, 20대 여성이 뇌출혈로 갑자기 사망한 점도 석연치는 않은 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경찰은 A씨 사망 사건도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암매장된 C씨 사건에 대해 수사하면서 A씨의 죽음에 대해서도 더는 의혹이 없도록 세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경기도 포천시에서 암매장된 상태로 발견된 여성 시신은 국과수의 유전자 감식과 부검 결과 B씨의 전 여자친구 C씨로 확인됐으며, 사인은 외력에 의한 타살 추정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해 12월 또 다른 여자친구 D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현재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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